9일 기초 군사훈련을 무사히 마친 힐러리 진씨가 3개월만에 만난 딸 엘리스양을 안고 즐거워하고 있다. <신효섭 기자>
■ 도전하는 코리안
9주 지옥훈련 통과 첫휴가 나온 힐러리 진씨
사지가 멀쩡한 청년들도 꺼리는 군대에 30대 중반의 나이에 5세난 딸까지 둔 평범한 주부가 도전장을 던져 화제다. 힐러리 진(36)씨가 그 주인공. 힘든 훈련을 이겨내고 첫 휴가를 나온 그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키가 크고 건장(?)한 여성을 상상했었으나 정작 만나보니 총이라도 제대로 멜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조그만 체구(5피트1인치)의 ‘작은’ 여성이었다. 진씨의 첫 인상은 그가 입고 온 신형 ACU 전투복보다는 앞치마가 어울릴 듯한 여성미마저 물씬 풍기는 ‘젊은 엄마’였다.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든 그는 도전을 좋아한다. 그가 군 입대를 결심한 것도 ‘도전’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지난 8월초 운전중 ‘라디오서울’에서 흘러나오는 육군 모병관 손정욱 사전트의 ‘도전’이라는 단어가 그만 그를 군문으로 이끌었다. 곧바로 모병센터를 찾은 진씨는 필기시험과 신체검사 등을 통과하고 베이직 트레이닝(BT)을 위해 9월20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포트 잭슨에 입소했다.
손 사전트가 진씨에게 “힘들면 언제든 돌아오라”고 말했을 정도로 9주 과정의 BT는 건장한 청년들도 버텨내기 힘든 지옥의 훈련이었다. 평균 20세가 주류를 이루는 젊은 훈련생 중 10%가 견디지 못하고 탈락할 정도다.
BT는 36세 여성인 진씨에게 어쩌면 무모한 도전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전과정을 무난히 소화하고 12월9일 퇴소한 진씨는 사격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40발 사격 후 36발 이상 명중시킨 훈련병에게 주어지는 ‘샤프슈터’(Sharp Shooter) 기장까지 획득했다.
그는 “입소 첫날은 내가 잘해 낼까 하는 두려움이 없지 않았다”고 전하고 “하지만 거듭되는 훈련 속에서 해낼 수 있다는 정신적 신체적 자신감이 생겨났다”며 힘들었지만 보람있었던 훈련과정을 돌이켰다.
차돌로 단련된 진씨도 딸 엘리스(5) 앞에서는 한없이 약한 엄마로 돌아간다. 입대 3개월만에 첫 휴가를 나온 그는 훈련기간에 몸이 고된 것보다 딸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엘리스를 꼭 끌어안았다. 그래도 먼 훗날 딸에게 “엄마는 36세에도 새로운 도전을 했고 성공했노라”며 “나중에 훈련소에서 찍은 비디오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모병관 손 사전트는 “엄마를 빼앗아 엘리스에게 가장 미안하다”며 “요즘 한인 젊은이들이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새로운 도전에 성공한 진씨는 이러한 젊은이들의 롤 모델이 된다”고 말했다.
진씨는 내년 1월3일까지 약 보름간의 꿀맛 같은 휴가를 보낸 후 버지니아주의 포트리로 돌아가 남은 주특기 교육을 받게 된다. 군수지원병과(92A) 과정을 이수중인 그는 3월22일 교육 수료 후 타운 내 윌셔와 페도라 인근의 미육군 리저브 센터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미육군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www.goarmy.com이나 LA지역 미육군 모병관 손정욱 사전트(877)408-6455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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