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존심‘큰 상처’
한인도 90%넘게 피해
피해 1,350억 달러
사망 1,209명 달해
올 8월 미국 남부지방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미국의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는 대사건으로 기록된다. 미국의 재난대응 시스템에 경종을 울려주었고 뉴올리언스와 인근 지역의 한인들을 포함한 주민들이 아직도 재기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세계 최대 재보험사 스위스레는 카트리나로 인한 피해규모가 1,35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고, 연방재난관리청은 카트리나로 1,209명이 사망했다고 최종 집계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자연의 힘 앞에서 미국의 자존심은 상처를 입었고, 재난 대처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 정부는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피해지역 한인들도 큰 피해를 입었다. 뉴올리언스, 빌락시 등 인근 지역에 살고 있는 한인은 약 2,500여 명. 이 중 90% 이상이 집이든 가게든 허리케인의 피해를 봤다는 게 피해자대책위원회 이상호 위원장의 설명이다. 보험 처리될 피해액을 빼고도 6,500만 달러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한인의 피해가 컸던 것은 수재보험에 아예 들지 않았거나 가입했더라도 일부만 들었기 때문이다.
피해가 가장 컸던 뉴올리언스의 경우 완전히 상실했던 도시기능의 일부를 되찾았지만, 여전히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한인 사업체가 몰려있는 뉴올리언스 동부지역의 경우 지금까지도 전기와 수도가 공급되지 않아 복구가 더욱 늦어지고 있다.
카트리나 발생 직후 정든 집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주민의 상당수는 뉴올리언스로 되 돌아오고 있으나 카트리나 이전에 비해 일거리도 줄고, 학교도 정상 수업을 하지 않아 막막함이 앞선다. 한인들은 아직도 30% 이상이 타지에 머물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애틀랜타, 휴스턴 등 인근에 한인타운이 형성된 도시에 뿌리를 내리고 재기를 꿈꾸고 있다.
엄청난 재난 앞에서 이웃사랑은 더욱 빛을 발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구호성금으로 낸 돈은 8억6,730만 달러로 2001년 9.11 테러 때 모금액 5억580만 달러를 능가했다. 한인사회도 어려움에 처한 피해지역 한인을 돕는 데 앞장섰다. 12월21일 현재 피해자 대책 위원회에 접수된 금액만 444만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연말 남아시아를 삼켜버린 쓰나미와 올 여름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그리고 10월초 파키스탄을 뒤흔든 대지진까지 유난히 많았던 자연재해에 가슴 아파해야 했던 2005년. 인간의 힘으로 자연의 위력을 거스를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어 준 한 해였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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