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브라질 한인협 2백여 가족 송년모임 웃음꽃
70년대 상파울루 중심
의류업계 주름잡아
90년대엔 LA자바 주역
“월드컵 때는 한국을 응원하고, 남은 삶은 브라질에서 보내고, 죽어서는 LA에 묻히고 싶어요”
브라질 출신 한인들의 친목단체인 재미 브라질한인협의회(회장 한정근) 회원들의 대체적인 정서다. 이들은 1970년대 초 청운의 꿈을 안고 상파울루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990년을 전후해 LA로 재이주한 이들은 제2의 고향인 브라질에서 맺은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스스로를 상파울루 주민을 뜻하는 ‘파울리스타’라 칭할 만큼 브라질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그곳에서 함께 지냈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미국 내 한인 파울리스타는 약 500여가구로 추산된다. 이중 300여세대가 협회에 가입돼 있고 지난 9일 열린 송년모임에 200여명이 참석, 유대관계를 과시했다.
한정근 회장은 “브라질에서 의류업계를 주름잡았던 파울리스타들은 자바시장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우리들은 지금이나 서로를 형제로 생각해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서로 도우며 지낸다”고 말했다.
미국에 온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브라질에 대한 좋은 기억 때문이다. 박상종 협의회 부회장은 “유난히 정이 많고 낙천적인 브라질 사람들의 성품과 1970~80년대의 좋은 경기 덕분에 한인사회에 넉넉한 인심이 넘쳤었다”며 “미국생활이 풍요롭지만, 젊은 시절의 추억 때문인지 브라질에 살고 싶다”고 밝혔다.
브라질 한인사회도 브라질을 등진 이들을 여전히 형제로 생각한다.
브라질 한인회 김철언 회장은 “미국으로 떠난 형제들이 이웃사랑의 전통을 이어가면서 우의를 다지며 산다는 소식만으로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국, 브라질, 미국이 모두 월드컵 단골손님이기 때문. 대부분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1세대는 한국을, 브라질에서 성장한 젊은이들은 브라질을 열렬히 응원한다.
1990년 LA로 이민온 한 회장은 “한인끼리 과다경쟁 하는 LA 한인사회 풍토가 안타깝지만, 그래도 죽으면 가족들이 살고 있는 미국에 잠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정근 회장 (213)700-9028.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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