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는 이제 한인사회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있는 중국동포들. <서준영 기자>
“돈 벌겠다” 집념
초기 한인이민자 능가
교회·모임도 형성
“머리가 깨질 것 같아요. 영어를 제대로 하나 길거리를 알기나 하나. 어떨 땐 괜히 미국에 왔다는 생각마저 든다니까”
타운에서 만난 한 50대 후반의 중국동포가 내뱉은 푸념이다. 두달 전 미국에 들어와 현재 한인 할머니를 돌보는 일을 시작했다는 이 여성은 미국생활이 생각만큼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한인사회를 덮고 있는 중국 물결의 한 축을 차지하는 게 바로 중국동포(조선족)다.
요즘 식당에서 서비스하는 여성들의 억양을 듣다보면 쉽게 중국동포임을 알 수 있고 대중 목욕탕에서 일하는 지압사 역시 대부분이 중국동포다.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지만 LA를 중심으로 인근지역까지 포함할 때 약 3,000~4,000여명의 중국동포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90년대 이후 꾸준히 늘고 있는 이들은 각 분야에서 강인한 생활력으로 억척스럽게 살아가고 있다. 이미 인구수만으로 ‘카레이스키’(구 소련 한인)와 탈북자들을 훨씬 압도하며 한인사회의 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비전문직에서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이들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언어문제와 문화적 충격으로 녹록치 않은 삶을 살고 있지만 ‘돈을 벌겠다’는 일념은 과거 70년대 초기 한인 이민자들을 능가한다.
이들이 미국을 선호하는 이유는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으로 시장경제가 도입되고 사유재산이 부분적으로 인정되면서 벌어지는 빈부격차를 만화하기 위한 데 있다. 또 한때 불었던 한국행 바람이 한국 정부의 강력한 단속으로 시들해진 것도 또 다른 이유다.
때문에 가족들을 남겨둔 채 브로커들에게 3만~4만달러의 빚을 지고 들어온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이들이 미국생활 2~3년간 하는 일은 빚을 갚는데 주력하는 것이 공통적인 현상이다. 그래도 중국에서는 꽤 되는 돈을 가족에게 보내는 것도 이들이고,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의 근검절약은 생활의 필수적인 규범이 돼 버렸다.
인구가 늘다보니 모임도 생겼고 이들만을 위한 교회도 설립됐다.
타운내 웨스턴가에서 조선족 선교교회에서 시무중인 배종인 목사는 “앞으로도 중국동포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한인사회도 이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목사는 “한인사회 일각에는 이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이들이 미국생활에 잘 정착할 수 있는 동포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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