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시인 아브라모프는
부패 공무원과 의원들을 색출하기 위한 연방검찰의 조사에 협조하기로 약속, 워싱턴 정가에 쓰나미급 충격파를 몰아온 ‘로비의 제왕’ 잭 아브라모프(47·사진)는 1994년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기 시작한 이후 급부상한 인물이다.
백악관과 행정부, 의회 등 곳곳에 두터운 인맥을 형성한 그는 로비스트들이 몰려 있는 워싱턴 시내 K 스트리트에서도 가장 잘 나가는 ‘마당발’로 “어려운 일이 있으면 아브라모프에게 물어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였다.
애틀랜틱 시티의 유대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캘리포니아 베버리 힐스에서 청년기를 보냈으며 브렌다이스 대학에 재학 중이던 1981년 전국 공화당 대학생 회장에 선출되면서 보수정치와 첫 연을 맺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조지타운대 법대에 진학했지만, 변호사의 길을 걷지 않고 할리웃에 진출, 반공 영화 ‘레드 스콜피온’을 제작하는 등 10년 가까이 영화인으로 지내다 1994년 공화당이 40년만에 처음으로 하원의 다수당이 되자 공화당 인사들과의 인연을 무기로 워싱턴 법률회사에 취업, 본격적인 로비스트의 길을 걷게 됐다.
그가 공화당 정권에서 가장 잘 나가는 로비스트라는 명성을 얻게 된 데는 부시 정권의 최대 실세인 칼 로브 백악관 정치고문, 공화당의 자금줄을 쥐고 흔들었던 탐 딜레이 공화당 전 원내총무와 끈이 닿아있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존 애시크로프트 전 법무장관이 현직에 있을 때 여러 차례 만났고, 딕 체니 부통령 측근과도 자주 회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대선 때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10만달러의 헌금을 모아줬다.
그러나 잘나가던 그도 사기와 세금 포탈 등의 혐의로 법망에 걸려들었고, 3일 5개 혐의에 유죄를 시인한데 이어 검찰에 협조, 정가의 고위 ‘비리 고객’들에 대한 정보를 털어놓겠다고 밝혀 워싱턴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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