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 한국골프의 간판 최경주(36.나이키골프)가 시즌 첫 ‘톱10’을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내디딘 반면 6주만에 필드에 복귀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기대에 못미쳤다.
최경주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라호야 토리파인스골프장 북코스(파72.6천874야드)에서 치러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뷰익인비테이셔널(총상금 510만달러)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뿜어냈다.
보기없이 4개의 버디를 뽑아낸 최경주는 공동선두 브랜트 조브(미국), 토마 르베(프랑스.이상 65타)에 3타 뒤진 공동 24위에 올라 앞서 열린 두 차례 대회에서 이루지 못했던 ‘톱10’ 입상은 물론 우승 경쟁에 가세할 발판을 마련했다.
1번홀에서 출발한 최경주는 1번(파5), 2번(파4), 3번홀(파3)에서 줄 버디를 엮어내 기세를 올렸고 9번홀(파4)에서 1타를 더 줄여 신바람을 냈다.
하지만 최경주는 후반 9개 홀에서 단 1개의 버디도 추가하지 못해 더 이상 순위를 끌어 올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린 적중률이 89%에 이른 아이언샷이 빛났지만 후반 들어 파 행진을 이어가면서 퍼팅 개수가 31개까지 치솟은 것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2개월 가까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던 우즈는 무뎌진 실전 감각을 찾지 못한 듯 버디 5개와 보기 4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치는데 그쳤다.
타수를 크게 줄여놓아야 할 북코스에서 거둔 스코어로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우즈는 경기 도중 자주 신경질을 내는 모습을 보였다.
14차례 드라이브샷 가운데 고작 1차례만 페어웨이에 떨어뜨린 우즈는 아이언샷 그린 적중률은 67%로 나쁘지 않았으나 그린 주변 벙커나 벙커 근처 러프에 떨어졌을 때 수습이 제대로 안됐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우즈는 10번째 홀까지 3타를 줄이며 ‘황제 샷’을 뽐냈지만 그린을 놓친 4번(파4), 5번(파4), 6번홀(파3)에서 잇따라 2m 안팎의 파퍼트를 놓친 것이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우즈는 평균 326야드에 이르는 장타를 앞세워 파5홀 4곳을 모조리 버디로 장식했다.
이날 나이키 SQ 드라이버를 처음 갖고 나온 우즈는 멋진 드라이버라고 말했지만 최악의 하루였다고 투덜댔다.
왕년의 복싱 스타 최충일(50)씨의 아들인 아마추어 최제희는 6오버파 78타를 쳐 공동 148위까지 밀려나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예상대로 리더보드 상위권은 대부분 한결 쉬운 북코스에서 1라운드를 치른 선수들이 차지했다.
아직 PGA 투어 대회 우승이 없는 조브와 르베가 7언더파 65타를 쳐 선두에 나섰고 스튜어트 애플비(호주), 제리 켈리(미국) 등이 무려 9명이 6언더파 66타로 뒤를 이었다.
상위권의 윤곽은 2008년 US오픈 개최지인 남코스(파72.7천607야드) 성적에 따라 드러날 전망이다.
1, 2라운드를 북코스와 남코스에서 번갈아 치르고 3, 4라운드는 남코스에 열리는 이 대회에서 남코스 스코어가 북코스보다 3∼4타 가량 더 높게 나왔다.
남코스에서 1라운드를 치른 선수 가운데 예스퍼 파르네빅(스웨덴)은 5언더파 67타를 때려내 북코스에서 7언더파 65타를 친 조브와 르베보다 더 많은 찬사를 들었다.
남코스에서 1라운드 경기를 마친 필 미켈슨(미국)도 1언더파 71타의 성적표를 받아쥐고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한편 이날 아내와 장인, 장모가 모조리 교도소에 수감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존 댈리(미국)도 3언더파 69타를 때려내 눈길을 끌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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