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스타였던 네이트 로빈슨이 호쾌한 덩크슛을 날리는 모습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도토리 키로 NBA 장대숲서 발군 활약
로빈슨·보이킨스 “우리는 작은 거인”
네이트 로빈슨은 NBA에서는 별종이다. 뉴욕 닉스의 루키 가드인 그는 키가 5피트9인치밖에 안된다. 그렇게 작은 키로 꿈의 무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1970년 명예의 전당 멤버인 캘빈 머피이후 10번째다.
‘작은 거인’ 덴버 너기츠의 얼 보이킨스(5-5)에 이어 현역 선수로는 두 번째의 단신이다.
인간 장대 속에서 난쟁이와 같은 이들이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이지만 정작 본인들은 단신을 핸디캡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NBA 8년차의 베테란인 보이킨스의 말은 작은 거인이란 그의 별명에 걸맞게 호기가 넘친다. “이렇게 작은 사이즈가 갖는 최대의 이점은 다른 포지션은 아예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항상 포인트가드만 맡았고 이 역할을 최대한 수행하는데만 집중하면 된다”고 다부지게 말한다.
로빈슨도 당당하다. “내 심장에는 신이 살아 계신다. 나의 신은 결코 실패로 몰아가지 않을 것임을 난 알고 있다. 나는 또 용기가 있다. 내 자신을 5피트 9인치 왜소한 체구로 한정지우지 않는다. 난 단지 농구를 플레이할 뿐이다”
장신들만 사는 정글에서 현역 최단신 가드 두명이 맞대결을 벌인 적이 있다. 지난 11월18일 경기에서 로빈슨은 14점을 넣었고 보이킨스는 8점을 넣었는데 둘은 오는 3월13일 뉴욕에서 다시 한번 작은 고추의 매운맛을 보여줄 것이다.
팀 던컨 옆에 선 보이킨스는 기형적으로 작아 보인다. 그러나 5피트5인치 밖에 안되는 키지만 그는 지난해 역대 단신 최고인 32점을 기록하는등 기량면에서 NBA의 ‘장대’들에 비해 조금도 손색이 없다.
장대 숲속에서 두명 꼬마가 마주쳤을 때의 기분은 어땠을까? 로빈슨은 선배 보이킨스가 자기더러 “숨쉴틈 주지 말고 계속 세게 막아봐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
생각과 달리 잡기가 쉽지가 않았다.
“보이킨스는 온 코트를 쉼없이 헤집고 다녔는데 나보다도 작은 그가 빈틈없이 쫓아다니기란 아주 힘든 일이었다”
“보이킨스와 상대해 보니 다른 선수들이 나를 쫓아다닐 때 어떤 기분이 들지 알 것 같다.
거인들의 무대에서 도토리 만한 선수 둘이서 훌륭한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
사람들은 역대 최고의 단신선수로 네이트 ‘타이니’ 아취발드를 꼽지만 그는 보이킨스나 로빈슨에 비한다면 그는 리틀맨이 아니라 빅맨이다. 6피트1인치면 보이킨스보다 8인치, 로빈슨보다도 4인치나 크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아취발드는 득점과 어시스트 두부문에서 1위를 기록한 유일한 선수로 ‘얼티밋트 리틀 맨’으로 평가된다. 그는 지난 1972-73년 시즌중 34점에 어시스트 11.4개를 기록했다.
1970년 이전에는 5피트9인치 아래인 선수가 모두 12명이 NBA에서 뛰었는데 대부분 첫해를 넘기지 못했다. 12명 모두 합쳐서 17시즌밖에 뛰지 못했으니 단신으로 생존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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