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에서 신방을 차리는 조셉·미미 김 커플은 돈보다 중요한 것은 죽어 가는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조셉-미미 김 커플의 아프간 사랑
비영리단체 따라 가본후 현지 참상 못잊어 직장까지 쉬며 봉사떠나
지난달 28일 LA 윌셔연합감리교회에서 1.5세 한 쌍이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은 UCLA 졸업 후 대형 유니폼회사 수퍼바이저로 근무하고 있고 신부는 USC를 나와 주류사회에서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하는, 잘 나가는 커플로 뭇 사람들의 부러움과 축하를 한 몸에 받았다. 타민족 하객들도 많았고, 화려한 결혼식 뒤 신랑신부는 남인도양의 휴양지 타히티로 신혼여행을 떠났으니 전형적인 1.5세 커플의 결혼식 풍경이었다.
이쯤 되면 다운타운 로프트나 웨스트LA 콘도쯤에 보금자리를 차리겠다고 지레 짐작하게 되지만, 이들은 지구 건너편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 신방을 꾸민다.
둘이 합치면 넉넉히 여섯 자리 이상의 수입을 올리며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는 이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척박한 모래바람의 땅으로 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랑 조셉 김(33)씨는 “오랜 전쟁 때문에 죽음으로 내몰리는 어린이와 여성들의 비참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아프가니스탄과 첫 인연을 맺은 건 지난해 봄. 우연히 아프가니스탄에서 콩심기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는 비영리단체 NEI(대표 스티븐 권)를 알게 돼 자원봉사자로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하면서부터다.
첫 방문에서 아프간 사람들의 비참한 삶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김씨는 11월 다시 개인휴가를 이용해 아프간을 다녀온 뒤 NEI 합류를 결정했다. “죽어가지만 맑은 그들의 영혼이 점점 강하게 마음을 때려 아프간 행을 결심했다”는 그는 청혼을 했을 때 자신의 생각을 믿고 따라준 부인 김미미씨에게 가장 감사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앞으로 2년 동안 카불에서 빵 가게를 운영하게 된다. 직접 반죽을 해 화덕에 구운 아프간 전통 빵을 현지 주민들에게 판매하는 게 UCLA와 USC를 졸업한 그들이 해야 할 일의 전부다.
그래서 인생의 가장 소중한 시기에 2년이라는 세월을 허송한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NEI와 아프간 정부가 전개하는 콩심기 운동이 그들의 영양실조 문제를 해결할 가장 효과적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혼부부는 10분의1도 안 되는 월급과 불안정한 치안상태를 마다 않고 3월1일 아프간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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