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샤리프가 살해위협을 당했다. 네덜란드의 한 유명한 영화감독은 말 그대로 ‘도살’을 당했다. 화가 반 고흐의 증손벌이 되는 디오 반 고흐다.
반 고흐는 이슬람 사회에서 여성의 인권이 얼마나 짓밟히고 있는지 영화를 통해 고발했다. 그게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거다. 그는 결국 이슬람 과격분자에게 목이 잘려 죽었다.
오마 샤리프가 살해위협을 당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이집트 출신인 그가 이탈리아의 한 TV 방송이 제작한 역사물에 베드로 역할을 맡다니, 이런 괘씸한….
온통 난리다. 이란, 이라크,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또 어떤 나라가 가세했던가. 이집트, 리비아, 수단…. 덴마크 기가 소각된다. 사절을 파견해 항의한다. 덴마크 상품 보이콧운동을 벌인다. 곳곳에서 살해위협 웹사이트가 뜬다.
반 고흐가 살해되고 오마 샤리프가 살해위협에 전전긍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덴마크의 한 신문은 마호메트 풍자만화를 게재했다. 그게 지난해 10월30일의 일이다.
각오했던 대로의 반응이 뒤따랐다. 신문사 직원들에게 살해위협이 가해졌다. 유럽이 또 다시 뒤집어졌다. 이 상황에서 유럽의 신문들이 연대행동에 들어갔다. 일제히 마호메트 풍자만화를 실은 것이다. 이 후 상황은 마치 문명충돌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다.
어느 편에 문제가 있는가. 유럽, 이슬람권. 판단은 유보다. 보는 견해가 서로 다르므로. 그러나 한 가지 주목되는 대목이 있다. 덴마크 정부의 입장이다. 아랍권의 거센 항의에 덴마크 정부는 사과를 할 수 없다고 의연한 자세를 보인 것이다.
이유는 명료하다. 많은 사람들이 모욕을 느낀 점에 대해서는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덴마크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고 신문사가 한 일은 정부가 사과할 성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직접적인 표현은 없었다. 그렇지만 덴마크 정부 성명은 이렇게 들린다.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보호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자 역할이다’-.
북한 요덕 정치범 수용소의 인권탄압을 다룬 뮤지컬 ‘요덕 스토리’가 공연 무산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보도다.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폭로하는 뮤지컬이다. 이 뮤지컬을 올리려는 탈북자 출신 감독 정성산씨에게 ‘때려죽이겠다’는 정체불명의 협박이 그치지 않고 있어서다.
이 와중에 한국 정부당국이 나섰다고 한다. 수용소의 비참한 실태에 대한 폭로 수위가 너무 높으니 낮추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마디 경고를 했다고 한다. “뮤지컬에 북한 노래와 인공기를 등장시킨 것은 국가보안법 위반이 될 수 있다.” 소가 들어도 웃을 얘기다.
왜 선진국이고, 왜 후진국인가. 기본권에 대한 덴마크 정부와 한국 정부의 스토리가 말해주고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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