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다음 유엔 사무총장은 아시아 차례’라는 지역 순번제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만 중국은 아시아 출신이 아닌 사무총장후보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시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은 ‘다음 사무총장은 1971년 미얀마의 우탄트 사무총장이 임기를 마친뒤 총장을 내지 못하고 있는 아시아에서 나와야 한다’는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유럽권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다.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지난주 기자들에게 지역 순회가 꼭 지켜야할 원칙이라면 아시아는 이미 사무총장을 배출했다면서 동유럽은 언제 차례가 돌아오느냐고 반문했다.
상임이사국 중 영국은 볼턴 대사와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는 지역도 우선고려 대상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엔 아시아 차례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왕광야(王光亞)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최근 중국은 아시아 출신 후보만 지지할 것이라고 말해 다른 지역의 후보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시사한바 있다.
유엔 사무총장은 안보리의 추천을 받아 유엔 총회가 임명토록 돼 있다. 그러나 총회는 추인만 할뿐 실제 선정은 유엔 안보리 회원국, 그것도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상임 이사국 5개국이 선정한다는게 뉴욕타임스의 분석.
이와 관련, 컬럼비아대의 에드워드 럭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동의할 수 있는 후보에게 다음 사무총장직이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리처드 홀브룩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중국이 다음 총장은 아시아 차례임을 보증할 만한 영향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가 우탄트 이후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중국에 매우 중요한 것이고, 따라서 중국은 아시아 출신이 사무총장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말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역대 사무총장 선임사를 보면 항상 공개적으로 논의되지 않은 후보가 사무총장으로 선임됐다고 지적했다.
스웨덴 외교장관을 지낸 다그 함마르셸드는 지난 1953년 4월 1일 자신이 유엔사무총장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기 전까지는 자신이 후보자인 줄도 몰랐고, 코피아난 현 총장도 선임되기 2주일 전에야 자신이 총장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
이에 따라 많은 경쟁자들이 자신들의 야심이 너무 일찍 알려지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비밀리에 작업을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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