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코치가 운동과정 지도
“어젠 어딜 갔었어?” 잔소리도
샌프란시스코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글렌 라파엘은 매일 마야와 같이 운동한다. 잠을 안자도 피곤해하지 않고, 땀조차 흘리지 않는 마야는 이상적인 퍼스널 트레이너로 디자인된 컴퓨터 그래픽으로 창조된 가상의 여인이지만 매일 라파엘이 운동을 시작할 때마다 그에게 기분이 어떤지를 묻는다. 다음에 이야기할 때는 처음에 그가 한 말을 기억하는 마야는 스케줄대로 운동을 하지 않으면 “도대체 어젠 어딜 갔었느냐?”고 물으면서 잔소리까지 한다.
만일 당신도 마야와 함께 운동하고 싶다면 컴퓨터나 비디오 게임(플레이스테이션 2, X박스, 또는 X박스360) 콘솔에 34달러99센트짜리 게임 ‘유어셀프!피트니스’를 사서 넣으면 된다. 그런 피트니스 게임들은 트레이너만 진짜 같아 보일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의 발달 상황을 계속 추적해주기 때문에 아주 쓸만하다. 매일 같은 운동만 보여주는 피트니스 DVD 와 달리 버추얼 트레이너들은 점점 더 어려운 운동을 하라고 내놓는다.
‘유어셀프!피트니스’는 1년 남짓한 사이에 10만장 이상이 팔렸다. 보통 비디오게임 매출에 비하면 새발의 피지만 이 게임을 해본 사람들은 비디오 게임과 엑서사이즈를 함께 즐기는 가운데 꾸준히 하면 몸매 단련까지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비디오 코치가 진짜 트레이너를 대신할 수 없다고 말하는 피트니스 전문가들도 있긴 하지만 체육관에서 트레이너에게 한두번 지도받을 돈이면 사이버 트레이너에게서 아무때나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아이토이:카이네틱’의 버추얼 트레이너 맷.
퍼스널 트레이닝 비디오 게임들은 플레이어의 체력수준 측정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유어셀프!피트니스’로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플레이어는 심혈관계의 강도와 유연성을 측정하기 위한 검사를 받는다. 그 다음에 마야가 약한 부분을 보강해줄, 요가, 필라테스, 스텝 에어로빅등이 포함된 운동을 제안한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플레이어에게 필요하면 더 강도를 높일테니 지금 하는 운동이 얼마나 힘든지 평가해달라고 묻는다. 이 게임을 만든 ‘리스폰디자인’ 대표 피니아스 반스는 “마야에게 더 많은 정보를 줄수록 워크아웃이 보다 더 맞춤식이 된다”고 말한다.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유럽’과 ‘나이키 모션웍스’가 만든 퍼스널 트레이닝 게임 ‘아이토이: 카이네틱’은 플레이어의 발달상황을 보다 직접적으로 평가한다. 카메라가 플레이어의 움직임을 찍어서 스크린으로 쏘아준다. ‘아이토이: 카이네틱’의 버추얼 트레이너는 2명이다. 엄격하지만 예의바르게 가르치는 영국여자 ‘애나’ 아니면 보다 더 적극적인 미국인 ‘맷’중 하나를 골라 운동할 수 있다. 둘 다 플레이어를 리드하여 킥박싱, 요가, 타이치와 심혈관계 강화운동을 하면서 필요한 점을 지적하고 격려한다.
많은 비디오게임들처럼 ‘유어셀프!피트니스’도 플레이어들이 쉬운 것을 매스터한 후에 더 어려운 것에 도전하게 한다. 단계마다 매스터하면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거나 알프스의 목장 같은 새로운 경치를 보여준다. 새 경치를 보는 맛에 이 게임을 끊지 못했다는 리 앤 매시(26)는 8개월만에 체중을 64파운드나 뺐다. 마야와 훈련한 다음에 일주일에 엿새나 체육관에 나가 운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이버트레이너들은 여러 사람의 마음에 들도록 특별히 신경써 만들어졌다. 애나와 맷은 건강미가 넘치지만 훈련받는 사람들이 지레 겁먹지 않도록 몸매를 그렇게 완벽하게 다듬지는 않았다. 외모 뿐 아니라 성격 또한 세밀히 신경써서 만들어졌다. 오레곤주 비버튼에 있는 나이키 스포츠 연구소에서 일하는 트레이너들을 비디오로 촬영해서 애나와 맷에게 되살리면서 진짜 트레이너가 하는 훈육과 격려의 말투까지 모두 담았다. 플레이어가 보여준 표준 이하의 기록을 앞에 놓고 맷은 “앞으로 할 일이 많지만 전체적으로는 잘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보기 좋습니다”고 응원을 하기도 한다.
온라인 잡지 ‘게임스팟’의 편집자 리카르도 토레스는 “미리 녹음된 똑같은 말들이지만 그래도 자기에게 직접 하는 말이기 때문에 듣는 사람에게는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마야의 경우도 제조사가 진짜 트레이너들에게 마야의 가르치는 기술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고 포커스 그룹으로부터 마야의 성품이나 용모를 다듬는데 도움을 받았다.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믿음이 갈만큼은 운동선수답지만 하루 종일 운동만 하고 사는 것 같아 마음에 들지 않을 정도로 운동선수 답지는 않은 트레이너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이 게임 덕분에 창피를 무릅쓰고 체육관에 갈 필요가 없어지므로 그 정도의 결점은 상쇄되고도 남는다고 말한다. 애나와 함께 전투 게임을 하는 아이오와주 웨스트 데모인스에 사는 채드 넬슨은 운동하는 자신의 모습을 진짜 여자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카이네틱’은 배경이 지저분하거나 조명이 좋지 않을 경우 카메라가 플레이어의 움직임을 일부 잡아내지 못하기도 하고 마야도 가끔 팔이 아니라 가슴으로 역기를 드는등 사소한 결점은 있다. ‘유어셀프!피트니스’ 제조사는 그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더 게임 같아 사용자가 지루해하지 않을 속편을 개발하고 있다. 약 먹는 것 같지 않게 운동시키려는 것이 목표. 사람들이 찾는 것은 운동이 아니라 매트릭스 같은 체험이기 때문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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