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연기자 변신 악역 연기, 제대로 ‘욕’ 먹겠다 … 쥬얼리 멤버 때의 모습 완전히 버려
[노컷인터뷰] 이상하다. 얼굴을 마주한 이지현은 댄스그룹 쥬얼리의 멤버였던 이지현이 아니다.
TV를 통해, 또 프로그램 제작 현장을 통해 너무나 익숙하게 보아왔던 ‘공주같은’ 이지현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예능 프로그램, 특히 ‘짝짓기’ 코너에서 보여졌던 제 모습은 ‘진짜’와는 거리가 멀어요. 방송이 만들어낸 모습이죠.”
모든게 달라 보인다. 화장을 안한 듯한 얼굴과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생머리, 편안한 옷차림은 ‘공주풍’ 의상과 함께 이지현을 대변하던 화려한 모습과 거리가 멀다.
“스타일 바꾸느라 고생했겠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히려 제게는 지금의 모습이 더없이 편해요. 억지로 만든 모습이 아니라 실제 제 바탕의 모습이거든요.”
그러고 보니 한껏 과장된 외모 보다는 현재가 이지현에게 한 층 더 어울린다는 느낌. 하지만 쥬얼리의 동료들을 떠난 후 허전한 감이 없을 수는 없다.
연기는 어린 시절부터의 꿈
“연기자로 전향을 마음먹고 팀을 떠난지 2달 정도 됐어요. 여자 넷이 함께 다니다 혼자 있으니까 썰렁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하지만 일단 ‘변화’를 선택한 이상 돌이킬 수는 없는 상황. 가수로 활동할 때의 노력 이상으로 연기자로서의 변신에 매진하고 있다는 이지현.
“가수 활동을 하는 동안 어떤 상황에서건 최선을 다했어요. 최선을 다하면 미련은 없잖아요. 그래서 연기에도 최선을 다할겁니다.”
어쩌면 이지현에게 연기자로서의 변신은 애초에 꿈꿔왔던 길로의 재도전. “가수로 데뷔 하기 전부터 연기자를 꿈꿔왔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그렇게 따지자면 “그냥 가수로 얻은 인기를 등에 업고 연기자로 전향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따가운 눈총에도 당당하게 맞설 만 하다.
“제가 보는 사람들을 다 붙들고 일일이 제 입장을 설명할 수 없잖아요. 그저 연기자로 열심히 활동을 한다면 보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판단할 수 있을거예요.”
너무 여유롭다. 찬찬히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편안함 이상의 자신감도 묻어난다.
가수 인기 등에 업고 ‘대충’ 하는 연기 없을 것
“아예 ‘쥬얼리의 이지현이 연기한다’가 아니라 ‘이지현이라는 신인 연기자가 나왔다’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가수로 연예계 생활을 해오면서 드라마나 영화를 거의 보지 못했다. 인기의 크기 만큼이나 빡빡했던 스케줄 때문. 하지만 지난 2개월 여 동안 드라마들을 모두 챙겨보고 영화도 DVD를 통해 최대한 많이 보려고 노력했단다.
열심히 연기자로의 변신을 알려왔던 덕일까. 오는 5월이면 한 드라마에서 조연급인 악역을 맡아 정식 드라마 데뷔전을 치를 예정.
“말로만 이미지 변신을 했다는 느낌을 주기 보단 악역으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 악역을 하면 욕먹을 각오도 해야겠지만 욕도 연기를 제대로 해야 먹을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제대로 하는 연기’에 대한 욕심은 경기대 다중매체학과에서 연기 등을 배우고 있는 이지현의 학교 생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수 생활을 할 때도 강의에 빠지는 것 만큼 신경쓰이는 일이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학점 보다는 연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래도 오는 6월 졸업 공연 때 작은 배역이라도 맡을 수 있어 너무 기뻐요.”
외모와 주위를 둘러싼 상황 등 모든 것이 변한 이지현. 이젠 예능 프로그램에서 톱스타들 앞에서 “당연하지”를 외치며 안티팬들의 인터넷 댓글 ‘세례’를 받는 일은 없을 듯 하다.
하지만 독하고 제대로 된 악역 연기로 시청자들의 ‘욕’을 먹으며 진짜 연기자로 거듭날 이지현의 모습은 기대해 봐도 될 만 하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찬호 기자 hahohe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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