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주는 일이라는 것을
풀숲에 몸을 낮추어 피어 있는 너를 보면서야 알았다
누군가를 지극히 사랑한다는 일이
어쩌면 서로를 얽매고 있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을
눈시울 젖은 연분홍 너를 보고서야 알았다
애써 너는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스스로 넝쿨손을 뻗어 네 몸을 감고 있다
이 세상 한 몸을 던져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낡은 지붕에 깔리는 노을처럼 얼마나 가슴이 저리는 일이리
이른 아침 눈을 뜨면 손나팔을 모아
푸른 공기 속에 그리움을 부르는 내 사랑이여
사랑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님에야
어찌 사랑을 아니라고 도리질을 칠 수가 있으랴
저녁 안개 피어오르는 물가에 앉아 있는
너를 보면서야 알았다
사랑이란 보이지 않는 것을 어루만지는 것이라는 것을
이경수’잔안한 4월’
상처를 주지 않는 사랑이 있을까.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랑이 있을까. 그렇지만 사랑이란 사람에 있어서 가장 이기적인 것이 아니던가. 누군가가 상처를 받든 말든 속에 품은 것 죄다 털어놓아야 살 것 같은 그 목마름, 그래 그것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얼마나 좋을까.
문인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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