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봐달라” 후원금
“잘 봐줄게” 편파판결
도박과 향락의 도시인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의 법조계가 뿌리깊게 썩어 악취를 풍기고 있다고 LA타임스가 기획 시리즈 기사를 통해 지난 8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이날 1면 톱기사로 변호사나 기업 등은 판사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며 연결고리를 이어가기 바쁘고 이들 판사는 연줄이 닿는 이들의 편에서 편파적인 판결을 내리는 부패의 고리가 오래도록 지속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변호사 기업들
연결고리 잇기 부심
판사들 모금행사에
돈 안주면 ‘불이익’
지난해 말 현재 라스베가스 인구는 1960년이래 해마다 크게 늘어나 1,246%나 급증하고 연간 3,850만명의 외지 관광객이 몰려오는 등 미국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이지만 법조계는 민·형사 사건을 담당하는 판사가 21명에 불과, 이에 상응할 만한 진척을 보지 못한 때문이라고 신문은 풀이했다.
이 때문에 라스베가스를 찾는 이들은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지만 판사들은 친구나 옛 고객, 사업 동반자, 기부자 등에 깊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
대표적인 케이스가 지난 2003년 은퇴한 진 포터(49). 일단의 변호사들은 포터 전 판사의 마지막 재선투표를 앞두고 캘리포니아주 빅베어에서 선거자금 모금행사를 후원했으며 샴페인과 랍스터, 돈이 넘친 이 모임에서 약 3만달러가 걷혔다.
이들 후원자 중 일부는 포터 전 판사가 맡고 있는 사건과 직접 관련이 있었으며 당시 참여한 일부 변호사들은 이것이 불행을 피하는 예방책이라고 여겼다고 실토했다.
포터 변호사 앞에서 4일간 변론이 예정돼 있던 로펌 `로버트 밴나’측은 “기부금은 사건을 망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뤄졌다. 기부행위가 특별한 조치를 사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쁜 결과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방지책과 다름 아니었다”고 밝혔으며 밴나측은 1만3,500달러를 기부했다.
반면에 이 행사에 돈을 내지 않은 피고소 보트제조회사 `마이클 파니’측은 모금행사와 재판이 근접해 있어 나쁜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재판장 거부를 신청했으나 거절당했고 재판 연기도 역시 거절된 채 150만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포터 전 판사는 또 1990년 조지 켈레시스 변호사에게 1만5,000달러를 빌린 뒤 켈레시스 변호사가 속한 로펌 `쿡 & 켈레시스’와 관련된 최소한 6건을 처리했는데, 최근 조사 결과 이 로펌에 반대되는 판결은 하나도 없었다. 포터 전 판사는 1993년 돈을 갚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도 5,000달러가 남아있는 상태다.
또 낸시 사이타(55) 판사의 경우 2002년 경쟁자가 없는 투표를 치르면서도 12만달러를 거뒀다.
당시 7만달러는 약 140명의 변호사와 로펌측이 거둬준 것이었으며 500달러 이상씩 전달한 55명의 변호사와 로펌은 사이타 판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건의 소송 당사자였다.
이처럼 연줄이 통하는 고장임을 변호사들도 공개적으로 시인하고 있는데, 라스베가스에서 18년째 변호사를 하는 이안 크리스토퍼슨은 “재정기부 등을 통한 연줄이 있다면 다른 결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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