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는 오랫동안 길러온 콧수염을 밀어 버리는데도 아내 아녜스는 이를 감지하지 못한다.
달라진 내모습도 타인들은 무관심
과연 우리가 보고 있는 사물은 거기에 실제로 있는 것인가. 히치콕의 영화를 연상케 하는 이 프랑스영화는 우리가 감지하는 것은 개인적인 인지일 뿐이지 당신에게 보인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그 것이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퍼즐같은 로맨틱 미스터리다.
영화를 보면서 개인 각자 나름대로 내용을 해석할 수 있는 신비한 작품인데 결코 명확한 답을 내리지 않고 있다. 지적 도전을 요구하는 심리극이다.
아이 없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성공한 건축가 마크(뱅상 랭동)는 아내 아녜스(에마뉘엘 드보)와 함께 친구 집에 저녁 먹으로 가기 전 오랫 동안 길러온 콧수염을 밀어 버린다. 그런데 아내도 친구부부도 자기의 새 모습에 대해 일언반구 없자 마크는 처음에는 그것을 짓궂은 장난으로 여긴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아녜스로부터 아무 반응이 없자 마크는 “내 콧수염 민 것 안 보이느냐”고 윽박지르듯 얘기한다. 그런데 아녜스가 하는 말 “당신이 언제 콧수염을 길렀단 말이에요”. 이쯤 되면 마크가 정신병자가 됐던지 아니면 아녜스가 무언가를 노리고 마크를 정신병자로 몰아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둘 다 아니다.
그리고 마크는 죽은 아버지의 전화메시지까지 받는다. 게다가 담배를 안 피우던 아녜스가 흡연을 하고 성격도 전과 달라진다. 이게 꿈이냐 생시냐.
마크는 아녜스가 자기를 정신병원에 보내기 직전, 집을 탈출해 무작정 홍콩행 비행기를 탄다. 마크는 홍콩에 도착해서 하루 종일 구룡반도를 왕래하는 페리를 탔다 내렸다 한다. 그러다가 지친 마크는 어느 작은 마을의 여관에 투숙한다. 그런데 며칠 후 마크 방 침대에 아녜스가 옆으로 누워 들어오는 마크를 보고 지금껏 같이 있었던 것처럼 말을 던진다.
전체가 마크의 시각으로 얘기되는데 남자와 여자(부부)가 보는 것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스타일 좋고 긴장감 있게 얘기하고 있다. 랭동과 드보의 콤비와 연기가 아주 좋다. 에마뉘엘 카레르감독. 성인용. 뮤직홀(310-274-6889), 플레이하우스 7(626-844-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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