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의 표정이 그 모든 것을 말해준다.
‘잠수함 투수’ 김병현(27·콜로라도 로키스)이 시즌 8승 4수에도 실패했다. 타자로서는 커리어 두 번째 2루타로 타점까지 올렸지만 정작 실력을 뽐냈어야하는 마운드에서는 제구력 난조로 위기를 자초한 끝에 꼬르륵 침몰하고 말았다. 시즌 9패째. 방어율도 4.94에서 5.18로 뛰었다.
김병현은 23일 위스컨신주 밀러팍에서 벌어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안타는 4개밖에 안 맞았다. 그러나 몸에 맞는 볼 2개와 볼넷 4개로 위기를 자초한 결과 6실점한 뒤 1-6으로 끌려가던 6회부터 라몬 라미레스로 교체됐다.
김병현은 이날 1회부터 컨트롤 난조로 2실점했다. 선두타자 게이브 그로스와 후속 토니 그라파니노를 연속 볼넷으로 출루시켜 감독의 속을 부글부글 끓게 만든 김병현은 프린스 필더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 빌 홀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두 번째 점수를 헌납했다.
계속된 위기에서 김병현은 랜스 닉스에게 안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2루수 제이미 캐롤이 다이빙캐치에 이은 더블플레이로 살려줬다. 김병현은 1회 공 16개를 던지는 동안 스트라이크는 고작 4개에 그쳤다.
김병현은 언제 헤맸냐는 듯 2회부터 4회까지는 삼진 4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5회에 들어 와르르 무너졌다.
1-2로 기껏 따라 붙은 5회 선두 제프 젠킨스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김병현은 마이크 리베라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좌타자 그로스를 고의 4구로 거르면서 2사 만루에 봉착했지만 그라파니노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 감독의 작전을 소용없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필더에게 또 1타점 우전안타를 얻어맞은 뒤 폭투와 볼넷을 차례로 범하며 또 만루 위기에 몰리더니 닉스를 또 투구로 때려 밀어내기로 6점째를 내줬다. 경기는 1-7로 끝났다.
감독의 속을 새까맣게 태운 김병현은 안방 쿠어스필드 밖에서의 방어율이 거의 점수를 안 내주는 이닝이 없는 수준인 7.62로 부풀며 원정경기 전적이 2승5패로 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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