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독일 함부르크의 피닉스 홀에 전시될 임원주 설치작 ‘캘리포니아 드리밍’(California Dreamin’).
미니어처(축소 모형)에 그림과 빛을 비추는 작업. 올해 KAFA
미술공모전 수상자로 선정된 설치미술가 임원주(38)가
추구하는 작품 세계이다. 요즘 그녀의 작업실은 좁아 터진다.
차고를 개조한 이 곳은 자동차 3대가 족히 들어갈 공간인데도
다음주 출고를 기다리는 작품들로발 디딜 틈이 없다. 8월과 9월
그녀의 작품을 기다리고 있는 전시만 3개. 11월까지 미국, 독일,
스페인 곳곳에서 7개의 전시회가줄줄이 열린다.
빛으로 빚어내는 ‘미래 공간’
미니어처에 그림·빛 투영
도시의 인상을 이미지화
올해 KAFA 수상자 선정
미·유럽 오가며 분주한 활동
“아트센터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의 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레지던트 작가로 선정됐어요. 그 때 비디오 설치작 ‘윌밍턴을 그리며’(Longing for Wilmington) 작업을 했죠. 캘리포니아에 살면서 프리웨이를 지날 때마다 샌패드로 인근 윌밍턴이란 도시의 야경이 아름답다고 생각했거든요. 정유공장이 있어 더러운 도시지만 마치 미래의 도시 같은 인상을 받았죠”
롤러 코스터 이미지를 활용해 새로운 조각을 창조하는 설치미술가 임원주.
<진천규 기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풍경의 일부를 작가 자신이 받은 인상과 기억에 따라 이미지화하는 작업. 지극히 주관적인 미래의 공간 재현이 그녀가 수년 간 몰두하고 있는 작업이다. 그녀의 작품은 주로 미술관이나 아트센터에서 전시된다. 작품하나가 차지하는 공간이 넓고 장소지정형(Site-specific) 작품이 많아서다.
지금 작업실의 ⅔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은 오는 10월 하와이 호놀룰루 미술관(Honolulu Academy of Arts)에 설치될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일들’(In Many Things To Come). 누런 테입과 오렌지색 아교를 녹여 만든 섬, 알루미늄 포일로 뒤덮인 자연 등 일상용품으로 하와이를 연상시키는 모형을 만들었고, 그 위로 그녀가 직접 하와이 구석구석을 다니며 촬영한 하늘과 자연 풍경 비디오를 상영할 예정이다.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일들’은 2년 전 호놀룰루 미술관의 의뢰를 받고 작업에 들어갔어요. 하와이에 대한 나의 인상, 나의 기억을 구체화시킨 작품입니다. ‘하와이는 파라다이스’라는 크리셰(진부한 생각)에서 벗어나 하와이의 이면을 보여주는 거죠. 사람들의 손에 의해 다듬어진 자연과 있는 그대로의 자연…”
오밀조밀 모여있는 작품 속에서 색감이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신 조각’시리즈. 롤러코스터의 이미지를 활용해 붉고 푸른 형광빛으로 가상의 공간을 조각한 이 작품은 다음주 독일 베를린으로 날아간다. 전작과 달리 색깔의 변화를 통해 유동성이 강조된 작품으로, 추상적 표현이 두드러지고 포스트 미니멀리즘적 조각 양식을 띤다.
다음은 막바지 완성 단계에 있는 오렌지 빛 플렉시 글래스가 미래의 도시를 연상시키는 작품. 9월8일 샌프란시스코 러기지스토어 갤러리 4인전 ‘앰버 룸’(The Amber Room) 출품작으로, ‘윌밍턴을 그리며’(Longing for Wilmington·2000)‘캘리포니아 드리밍’(California Dreamin’·2002)과 같이 미래적 공간을 재현한 작품이다.
시네마틱 설치미술이라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지닌 그녀는 우드버리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패사디나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녀를 대표하는 전속화랑만 4개. 독일 베를린의 갤러리 맥스 헤츨러, 스페인 마드리드의 필라 파라 갈러리아 드 아르테, 영국 런던의 에밀리 싱고우 갤러리, 그리고 샌타모니카의 패트릭 페인터가 해마다 번갈아 가며 그녀의 개인전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 호놀룰루 미술관 개인전이 끝나면 2007년 런던 에밀리 싱고우 갤러리 개인전과 KAFA가 후원하는 LA한국문화원 개인전 준비에 들어갈 작정이다.
<하은선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