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들이 대학을 갔다. 손자 손녀를 두어 벌써 할아버지가 된 친구도 제법 많은데, 마흔 넘어 난 늦둥이 아들이 대학을 가니 그 애가 벌써 대학을 갔냐고 놀라는 사람도 있다. 하도 늦게 낳다보니, 그 애는 늘 어린애로만 생각되는 모양이다. 결혼 후 3년만에 힘들게 큰아들을 낳았는데, 또 9년이 지나 작은아들이 태어났다. 큰아들이 남동생을 원해 엄마가 기도하라고 했더니, 끈질긴 기도의 응답으로 9년만에 동생이 태어났다. 엄마가 임신했을 때 꿈속에서 예수님이 사내아이의 얼굴을 보여 주셨다고 하더니 정말 남동생이 태어났다. 늦게 태어난 아들이 귀여워 제대로 훈련도 시키지 못하고 독립심도, 사교성도 부족한 애를 600마일 떨어진 학교 기숙사에 놓고 오니, 꼭 망망한 바다로 쪽배를 태워 보낸 심정이다. 참 잔소리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놓아주어야 하는 섭섭함과 당부의 말을 입으로는 전하기가 힘들어, 헤어지면서 가슴으로 쓴 글을 아들 손에 꼭 쥐어 주었다. 가끔 읽어보고 새 힘을 받기를 원하며.
사랑하는 아들에게,
먼저 M 대학에 입학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미국의 좋은 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요 특권이다. 많은 사람이 너와 같은 특권을 누릴 수 없으므로 너를 부러워하리라 생각된다.
우리 가정에 베푸신 하나님의 복으로 인해 감사를 드린다. 네가 말썽 부리지 않고 잘 자라 주어서 정말 고맙구나. 너는 우리 가족의, 특별히 네 형의 기도 응답으로 태어난 것 잘 알고있지? 우리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았으면 좋겠다. 너를 믿어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고, 신체적, 정신적, 영적으로 건강하며, 또 총명하니 너는 많은 복을 받은 아이임에 틀림없다. 이제 대학생활의 시작으로 서서히 어른으로 변해 가는 너에게 몇 가지 생각을 나누기를 원한다. 우리는 네가 좀 더 독립적이고, 너의 결정에 따르는 결과에 스스로 책임을 지는 연습을 하기를 기대한다. 이것은 성장 과정에서 필수적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원하는 것은, 네가 대학생활을 만끽하기를 원한다. 적극적으로 살고(독서, 운동, 학교 활동 등), 많이 웃고, 많은 친구를 사귀며 또한 좀 더 예수님과 가까워지는 대학생활이 되었으면 좋겠다. 때로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며, 또 영적으로 침체될 때도 있을 것이나, 이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임을 알기 바란다. 그러나 꼭 잊지 말 것은 하나님이 너와 항상 함께 계셔 너를 지키신다는 사실이다. 또한 우리 가족도 너를 위해 쉬지 않고 기도할 것을 약속한다. 너의 진정한 정체성은 하나님의 귀한 아들이라는 것을 늘 기억하고, 자신감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하나님은 너의 인생을 통해 이루시기를 원하시는 일이 있음을 기억하고, 너의 대학생활이 그 사명을 이루기 위해 기초석을 놓는 귀한 기간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너의 사려 깊은 판단을 신뢰하고, 네가 학교생활을 잘 해 나가리라 믿지만, 혹시 도움이 필요할 때면 주저하지 말고 연락해 주면 고맙겠다.
마지막으로 너의 대학생활이 최선의 것이 되길 바라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한다. 너를 사랑하는 아빠로부터.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마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잠언 3:5-6)
박찬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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