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올라니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각각 경제학과 전기전자공학을 공부하고 있는 김동현(29), 홍용기(26)군은 릴리하에 있는 한인양로원의 든든한 손과 발이다. 매주 토요일, 양로원 시설 정비를 맡고 있는 할아버지 한 분을 도와 화단을 가꾸고, 비가 새는 지붕도 고치고, 얼마 전엔 양로원의 새 식구로 들어온 공작새가 살 집도 지었다.
학업과 아르바이트로 하루를 일주일같이 쪼개어 쓴다는 이들에게 봉사할 시간은 따로 있나 보다.
“보통 토요일 아침이면 잠 자면서 보내기 쉽잖아요. 그 시간에 나오면 되겠다고 생각 했어요.” 홍군이 벌써 7개월째, 매주 양로원을 방문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매주 대여섯 시간 시간을 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어서 일이 생겨 못 갈 때도 있다. “그렇게 한 주가 지나서 가보면 하던 일이 한참 진행돼 있곤 해요. 저희 없이 할아버지 혼자서 그 일을 다 하셨을 생각을 하면 더 자주 못 도와드리는 것이 얼마나 죄송한지 몰라요.” 마음 같아서는 시간이 날 때마다 달려가서 할아버지를 돕고 싶다는 이들은, 그래서 할아버지께 “어려운 일은 꼭 토요일로 미뤄두시라”고 당부하곤 한다.
하와이에 오기 전부터도 인터넷 봉사 모임에 가입해 무의탁 노인의 집을 정기적으로 방문했다는 김군은 “할아버지 할머니 목욕을 시켜드리는 것이 제 일이었는데, 그때 느꼈던 희열을 잊을 수가 없어요. 봉사가 주는 기쁨이 이런거구나 싶었다”며 자원봉사가 삶을 얼마나 풍족하게 해주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양로원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면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에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질 때가 많다며, 앞으로도 하와이에 있는 동안은 작은 힘이나마 꼭 봉사에 쓰겠다고 다짐했다.
<원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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