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관세’까지 무효 판단
▶ ‘국제수지·무역수지 혼동’
▶ 핵심 정책 정당성에 타격
▶ 301조 기반 새 관세 채비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이어 이를 대체하기 위해 부과한 ‘글로벌 10% 관세’ 역시 무효라는 법원 판단이 나온 것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무역 정책의 법적 정당성에 대한 연속적인 타격으로 평가된다.
다만 오는 7월 시한이 만료되는 글로벌 관세는 애초 트럼프 행정부가 임시방편으로 활용하는 수단에 불과하고, 이번 결정의 효력은 소송을 제기한 원고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된다는 점에서도 당장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나 기존 관세 협상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법원 결정에 대한 항소를 통해 시간을 벌면서 무역법 301조 등에 근거한 신규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0일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국가별 관세) 부과가 위법이라고 판결하자 같은 날 무역법 122조에 따라 전 세계 각국에 글로벌 관세 10%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무역법 122조는 대규모의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최장 150일간 최대 1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이 법을 동원해 미 행정부가 실제로 글로벌 관세를 부과한 것은 1974년 법 제정 이후 52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 행정명령은 지난 2월 24일을 기해 발효됐으며, 오는 7월 24일까지 효력을 유지한다고 명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항에 근거한 관세 세율을 법상 최대치인 15%로 인상하겠다는 예고도 내놨지만, 실제 실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글로벌 관세가 부과되자 버랩 앤드 배럴, 장난감 수입체 베이직 펀 등 중소 수입업체 2곳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에 기반해 부과한 10% 글로벌 관세가 위법하다며 지난 3월 연방국제통상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워싱턴주 등 24여개 주도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유사한 소송을 제기, 법적 분쟁이 더욱 확대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속으로 법적 근거도 없이 관세를 부과했다는 법원의 판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주 무역 문제를 논의하고자 방중 준비를 하는 가운데 나온 주요 타격”이라며 “관세가 주요 회담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레버리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번 판결을 두고 “미 대법원이 대통령이 비상경제 권한을 이용해 관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판결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에 대한 가장 최신의 법적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적자 문제를 근거로 무역법 122조를 발동할 수 있는지는 정치 성향을 불문하고 일찌감치 논란이 제기된 상태였다.
3명의 판사로 구성된 연방국제통상법원 재판부의 다수 판사는 이날 판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10% 관세 행정명령이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국제수지 적자와 무역적자(trade deficit)가 본질적으로 다른 개념인데 이를 혼동했다는 것이다. 국제수지는 상품, 서비스, 소득의 거래는 물론 자본이전, 금융투자 등 대외 경제거래 전반을 포함하는 개념인 반면, 무역적자는 상품 교역에 한정된 지표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결정에 대해 항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판결이 관세 협상이나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 기조에 미치는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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