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가 ‘84 럼버 클래식’ 2라운드 3번홀에서 그린을 읽고 있다. 이 홀에서 위는 보기를 기록했다.
남자대회 또 꼴찌 탈락
끝없는 도전정신 좋지만
자칫 상처만 커질수도
이제 그만 할 때가 됐다.
‘1,000만달러 골프소녀’ 미셸 위(16)가 2주 연속으로 남자대회에서 꼴찌로 탈락했다. 위는 15일 PGA ‘84 럼버 클래식’ 2라운드에서도 극도로 부진, 합계 14오버파로 134명중 맨 꼴찌인 134위로 탈락했다. 11번째 남자대회에서 10번째 컷오프이며 특히 지난주 EPGA에 이은 2주 연속 꼴지 탈락이다. 이처럼 부끄러운 성적은 이미 거세진 비판 여론에 부채질을 할 것이 분명하다. 지금 그 누구보다도 속이 상한 미셸 위와 그 가족들에게 또 한마디 쓴 소리는 결코 달갑지 않겠지만 이제는 냉정하게 남자대회 도전의 득실을 재검토할 때다. 무모한 도전으로 계속 상처를 입는다간 만신창이가 돼 장기적으로 그녀의 커리어까지 회복불능의 상태로 떨어질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남자대회에 나가는 이유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 그녀의 천재성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미 목표는 달성했다. PGA투어 험한 무대에서 지금까지 겨뤄오며 골프천재로 세계에서 인정받았고 1,000만달러에 육박하는 거액 스폰서 계약을 받으며 프로로 전향했으니 명예와 부 양쪽에서 모두 대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미 목표를 달성했는데 상처만 입는 무모한 도전을 계속하는 것은 스스로 상품성을 깎아 내리는 결과밖에 안 된다.
만약 이기려고 나간다면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PGA투어는 미셸 위가 나가서 이길 수 있는 무대가 절대 아니다.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어디선가 한 번쯤 컷을 넘을 수 있겠지만 결코 우승권 근처에는 갈 수 없다. 타이거 우즈가 몇 년 전 미셸 위와 그 부모에게 한 충고를 기억해야 한다. ‘먼저 우승할 수 있는 대회에 나가 이기는 법을 배워라’는 것이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먹는다는데 작은 대회에서 이겨보지 못한 사람이 큰 대회에서 이기기를 기대할 수 없다.
물론 아직 LPGA투어에서도 못 이겨본 미셸 위가 PGA투어에 당장 우승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다. 그저 강한 무대에서 경험과 기량을 쌓아 언젠가 정상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일 뿐이다. 하지만 그것은 ‘환상’이다. 노력과 도전의 가치를 평가 절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직 어린 천재가 불가능한 꿈에 사로잡혀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시드는 것이 아쉬워서 하는 말이다. 미셸은 이제 16세이다. 상처받기엔 너무 어린 나이다. 먼저 ‘제2의 아니카 소렌스탐’이 되라. ‘제2의 타이거 우즈’가 되는 문제는 그 다음에 생각하면 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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