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지도부 사전 인지’촉각 곤두
’폴리는 어떤 인물?’
지역구관리 철저 6선
유머 뛰어난 멋쟁이
의사와 동성 파트너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 결정적 타격을 입힌 마크 폴리(사진) 전 하원의원은 눈에 띄는 의정활동 보다는 철저한 선거구 관리로 6선의 경력을 쌓은 인물.
명절 때마다 수 천명의 선거구 주민들에게 초컬릿 등 선물을 보내는 것은 기본이고 개인적으로 인사를 나눈 사람들에게는 연하장과 카드를 잊지 않았다. TV 카메라에 접근하기 위해 동료들의 발을 밟고 지나가기 일쑤였던 폴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할 때에는 평소보다 4시간 일찍 의사당에 나가 대기했다고 한다. 앞줄에 진을 치고 있다가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더 정확히 말하면 사진기자들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특히 연예인들과의 교류에 유달리 신경을 썼던 그의 별명은 ‘Mr. 할리웃’. 별명답게 그는 할리웃에 교두보를 마련한 최초의 공화당 정치인으로 기록되길 원했다. 유머감각이 뛰어난 데다 멋쟁이인 독신 의원 폴리는 빌 클린턴을 조롱하는 성대 묘사로 공화당 동료들 사이에 인기를 끌기도 했다.
20세에 학업을 포기한 후 부모의 도움으로 레이크우드에 식당을 개업, 경제적 기반을 잡았으며 20대 중반에 시 커미셔너에 당선되면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1994년 뉴트 깅그리치의 지휘하에 무려 54석의 의석을 추가하며 민주당으로부터 하원을 탈환한 ‘공화당 혁명’ 당시 하원에 진출한 그는 2003년 상원의원에 출마했으나 도중하차했다.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퍼져나갈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폴리는 선거구 피부과 전문의와 동성 파트너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폴리는 의회 ‘추문’이 터진 직후 자신이 어린 시절 가톨릭 사제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았지만 그의 주변인들은 “동정을 끌어내기 위한 거짓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자신이 알콜중독이라고 밝히고 재활센터에 입소한 것도 ‘쇼’라는 게 중론이다.
’윤리위 조사와 해스터트 의장 입장’
마크 폴리 전 하원의원의 성추문에 대한 의회와 연방 수사당국의 조사가 본격화된다.
공화당 소속인 플로리다 출신의 폴리 하원의원은 미성년자 의회 사환들에게 성적인 내용의 문자 메시자와 E메일을 보낸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지난달 29일 사임했다.
그러나 그의 이같은 행위를 공화당 지도부가 오래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이 사임 압력에 시달리는 등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연방 하원 윤리위원회는 5일 해스터트 요청에 따라 폴리 의원 스캔들을 다루기 위한 첫 모임을 갖고 의원 및 보좌관들 수십명에게 소환장을 발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리위는 또한 이번 사태를 조사하기 위한 소위원회의 구성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윤리위측 민주당 중견 의원인 하원드 버만 의원은 “이미 48명에 대한 소환장 발급을 승인했다”며 “조사기간은 몇 달이 아니라 몇 주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방수사국(FBI)은 공화당의 하원 최고 지도자인 데니스 해스터트 의장이 이미 5년 전 폴리 의원과 사환들 사이의 부적절한 교류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한 폴리 의원의 전 비서실장 커크 포드햄을 불러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
4일 탐 레이놀즈 공화당 하원의원의 비서실장직을 사임한 포드햄은 자신이 폴리의 보좌관으로 일할 당시인 2000년께 폴리 의원과 몇몇 미성년자 사환들의 부적절한 관계를 알게 됐으며 이를 해스터트 의장의 보좌관을 비롯한 당 지도부 스태프들에게 일러주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포드햄이 접촉한 스태프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명된 스캇 파머 하원의장 비서실장은 포드햄과 그같은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당 안팎으로부터 거센 사임압력을 받고 있는 해스터트 의장도 5일 시카고 선거구민들을 만나 “폴리 의원과 사환들 사이의 E메일 교환을 2005년에 처음 알았으나 성적인 내용이 오갔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거듭 주장하고 “의장직 사임을 할만큼 잘못한 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중간선거에 출마할 것이며, 재선 후 다시 하원의장직에 출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
‘mmmm… 멋져’등 X등급 음담패설
마크 폴리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2명의 사환과 노골적인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E-메일과 문자메시지 교환을 한 상대는 이들 외에도 여러 명이 더 있었으나 문제될 만한 내용은 거의 없었다. 폴리 전 의원과 이들 두 미성년자들의 ‘전자 필담‘ 내용은 말 그대로 X-등급을 받기에 족하다.
“어떤 형태, 어떤 색깔의 팬티를 입었느냐”는 폴리의 질문은 그래도 점잖은 편.
상대의 신체구조에 대해 자세히 묘사하게 한 다음 “mmmmm… 멋져”라며 감탄사를 늘어놓는가 하면 쟁점안에 대한 본회의 표결을 앞둔 상황에서 포르노를 무색케 하는 진한 음담패설을 주고받으며 상대방 소년이 자위행위를 마칠 때까지 기다려주는 ‘의리’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또 상대 사환에게 “굿나잇 키스를 해달라”고 부탁해 남녀가 입을 맞추는 기호사인을 받았다.
사환들과 그가 성관계를 가졌다는 증거는 없으나 이들이 주고받은 메시지에는 지난번 만났을 때에 관한 이야기와 앞으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이들 중 한 명과 샌디에고에서 만난 듯 “SD 이후 줄곧 너를 그리워했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다른 한 명에게는 “집으로 찾아 오라”는 주문이 담겨 있다.
“난 너에게 너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래선 안 되는데…, 아무래도 조금 뒤로 물러서야겠다”거나 “난 그저 상상만 할뿐이다. 네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SD에서도 잘 했잖니?”라는 내용도 있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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