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실 최근의 설화들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정치인들, 특히 말이 많아 구설수에 휘말리는 데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무현 씨의 이야기를 쓸 계획이었는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장이 확실시되어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국제연합의 영어 약자인 UN은 세계 평화와 인류복지 증진이라는 인류의 염원을 실현시키고자 설립된 국가들의 연합체이다.
제1차 세계대전의 당시로서는 전대미문의 대살육 같은 것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윌슨 미국 대통령의 제창으로 국제연맹(League of Nations)이 1920년에 출발한다. 그러나 1939년 히틀러가 시작한 제2차 세계대전 때문에 유명무실해진 국제연맹은 사라지고 만다. 국제연맹을 대신할 국제조직으로 등장한 것이 UN으로 2차대전이 끝난 해인 1945년 10월24일 51개국의 회원국들로 공식 출범을 하게 된다.
뉴욕에 본부를 두게된 것은 1950년부터다. UN 산하 기관으로는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은 안전보장이사회, 사회경제위원회, 인권위원회, 유엔 교육 과학 문화기관(UNESCO), 국제사법재판소, 국제보건기구, 국제노동기구 등이 있어 갖가지 이슈들에 관련되어 있다.
그러나 UN의 제일 큰 목적인 세계평화유지에 있어서 성공했는가의 여부는 제2차 대전 이후에 대소 전쟁과 내전에서 희생된 것으로 추산되는 몇 천만 명의 인명 피해를 보면 그 답이 나온다. 유엔과 한국과의 관계는 대한민국의 출발점부터 특별하다. 우선 1948년 남한의 총선거가 유엔 파견단의 감시 아래 이루어졌기 때문에 유엔이 한국 정부 출발의 조산모 쯤 되는 셈이다. 그리고 김일성의 6.25 남침 직후에 유엔이 한국을 지켜주려고 유엔군을 파견하게 된다. 6.25 동란이 시작된 직후에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거부권을 가진 소련 대표가 참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장일치로 한국전 파병이 결정되어 도합 16개국에서 군대를 보내게 된 것이다. 따라서 맥아더, 리지웨이, 밴 플리트 등 미군 총사령관은 유엔군 사령관을 겸직하게 되었다. 한국 전체의 공산화 또는 김일성 도당 아래서의 생지옥화를 막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기에 아마도 유엔의 날을 공휴일로 제정한 유일한 나라가 한국일 것이다.
그와 같은 유엔의 사무총장에 한국인이 되었다는 것은 감회가 깊은 일이다. 한국이 분단국가로서 남한과 북한이 동시에 유엔에 가입된 지 불과 15년만에 일어난 일이니까 반기문 외교장관 집안과 고향은 물론이고 국가의 경사라고 신문들이 흥분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세계가 저를 평가한 게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난 50년 동안 이뤄낸 놀라운 정치 경제 사회적 발전상을 높이 평가한 것입니다”라는 반 총장 내정자의 말은 그의 겸허한 자세를 엿보게 하는 동시에 진상 그대로를 묘사한 표현이다.
반 총장의 등장을 두고 가장 배아파할 사람은 홍석현 중앙일보 사주일지도 모른다. 노무현 정부는 조 중 동에서 중앙을 자기네 편으로 넣으려는 야심에서였던지 홍 씨를 주미 대사로 발령하기 전부터 그를 코피 아난의 후임 총장으로 추진하는 발걸음을 보였다. 그런데 홍 씨가 지난번 대선에서 이회창 씨 진영으로 보내는 삼성의 비자금 몇 십억 원을 손수 운반하고는 그것이 무겁더라는 식으로 대화하는 것이 국정원 비밀 녹음에 녹취된 테입이 유출 공개되었기에 그는 불과 몇 달만에 대사직을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유엔 사무총장의 꿈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만약 그 테입이 공개되지 않았다면 홍 씨가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외교관 경력 36년의 반 씨가 더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좌우간 코리아에 대한 평가 때문에 한인이 제 8대 사무총장이 되었다는 것이 사실이면 대한민국의 과거를 부끄러워 해야할 역사라는 노 대통령의 말은 역시 논란거리를 제공하는 표현이다.
<남선우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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