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포티(왼쪽)가 감방 안에서 페리 스미스를 인터뷰하고 있다.
‘냉혈’작가 카포티와
살인범 스미스의 애증
지난해에 나온 ‘카포티’와 똑같은 시간대와 내용을 다룬 다큐 드라마로 살인자들의 얘기인 ‘냉혈’을 쓴 맨해턴의 사교계 작가 트루만 카포티를 다루었다.
카포티는 캔사스 농부 일가 2인조 살해범 중 페리 스미스를 수년간 면담한 내용을 책으로 써 베스트셀러가 되고 큰 명성도 얻었지만 이 책 이후로는 창작 혼이 고갈돼 변변한 글을 못썼다. ‘냉혈’은 그에게 명예와 비운을 함께 갖다준 책이다.
작년 영화 ‘카포티’는 주인공 역의 필립 시모어 하프만이 오스카 주연상을 탔는데 이 영화는 주인공들의 내면묘사에 심각한 반면 ‘오명’은 다소 가볍고 화려하다.
카포티라는 인물의 피부 속까지 파고들지를 못했다. 이 영화는 유난히 맨해턴의 사교계 모습을 요란하게 내세우고 있는데 시고니 위버, 호프 데이비스, 피터 보그다노비치 및 이사벨라 로셀리니 등 유명한 스타들을 동원, 거의 코믹하도록 치장을 하고 있다.
그리고 카포티를 알고 있는 사람들(배우들이 한다)의 인터뷰를 수시로 내보내 드라마의 흐름을 끊는다. 그러나 볼만한 재미가 있는 영화로 ‘카포티’가 없었더라면 관객의 큰 관심을 모았을 영화다.
나이트클럽에서 그위니스 팰트로가 노래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이 장면이 멋있다.) 카포티는 신문에 난 짤막한 살인기사를 읽고 관심을 가져 여류작가로 친구인 하퍼 리(리는 소설 ‘앨라배마에서 생긴 일’을 쓴 작가로 샌드라 불락이 차분한 연기를 한다)와 함께 현장으로 간다.
처음에는 자기를 냉대하는 동네 사람들에게 카포티는 자신이 유명 스타들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내세워 동네 셰리프(제프 데이니얼스) 등의 신임을 얻어낸다.
영화는 카포티와 교도소에 갇힌 스미스(차기 제임스 본드인 데이니얼 그레이그)와의 인터뷰와 맨해턴 사교계의 장면들이 교차되면서 진행된다.
이 영화가 ‘카포티’와 크게 다른 점은 동성애자인 카포티와 스미스가 자주 만나면서 애정관계를 맺게 됐다고 묘사한 점. 둘이 감방에서 키스까지 한다. 마지막 교수형 장면은 소설 ‘냉혈’을 원작으로 만든 로버트 블레이크 주연의 동명영화의 장면과 매우 흡사하다. 단신의 영국 배우 토비 스미스가 카포티 역을 맡았는데 잘 하지만 하프만의 깊숙한 연기를 따르진 못한다. 더글러스 맥그래스 감독.
R. WIP. 아크라이트(323-464-4226), 센추리15(310-289-4AMC), 그로브(323-692-0829), 크라이티리언 (310-248-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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