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의 맥스병원 방사선 전문의가 심장검사 결과를 살펴보고 있다.
플로리다주 가구점 매니저 개리 험스가 인도에서 척추수술을 받느라 3주간 들인 비용은 9,000달러였다.
전 세계의 돈 있는 사람들은 수술이나 치료를 받으러 미국으로 오고 있지만 의료보험이 없는 미국 사람들은 미국보다 의료비가 20~80%가 싼 곳을 찾아 외국으로 나가고 있다. 타일랜드, 코스타리카, 말레이시아 같은 곳에서 성형, 정형, 심장수술과 치과 진료를 받는 미국인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런 사람이 몇 명인지 숫자를 정확히 낼 수는 없지만 현재 미국 내 무보험자 숫자가 4,600만명이나 되고 건강보험료는 계속 오르고만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건강상의 이유로 외국 여행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무보험자에게 미국 의료비는 너무 비싸”
척추수술 미국 4만~5만·뉴델리 9,000달러
무릎, 미국 3만6,664·싱가포르 1만7,824달러
여행비까지 포함해 절반값에도 못미처
연간 5만5,000명의 미국인 환자가 다녀가는 방콕의 붐룬그라드 국제병원 웹사이트는 입원실 사진과 수술비용, 랩탑 대여 및 비서 서비스 등 환자를 위한 편의시설 등, 병원을 마치 호텔처럼 소개하고 있다. 코스타리카에서 한창 건축중인 새 의료 휴양시설은 기본적으로 수술 후 회복하는 환자를 돕는 의료 편의시설과 간호사를 갖춘 호텔이다. 인도에서도 외국인에게 고급 식사와 대리석 욕실, 잘 꾸민 정원을 제공하는 병원들이 자꾸 늘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 진료를 받는데 위험이 따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디서 수술을 받건 일어날 수 있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고 의료 여행 브로셔에 소개된 병원의과 의료진의 수준, 수술 후 회복에 관한 정보가 소비자 기준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외과 치프인 케네스 우리엘 박사는 “해외 의료수준을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미국에서도 어려운 일인데 판단하는 기준부터 다르고 언어도 다르니까요”라고 말한다.
그래도 호텔과 비행기를 예약해 주고 의사를 찾아 수술을 알선하는 의료여행은 여행업계에서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공항에서 환자를 픽업해 셀폰을 쥐어 주고, 병원에서 진찰 받는 동안 기다려 주고, 의사와 상의하고 친지들에게 통지해 주는 일을 하는 콘시어지까지 제공한다.
환자의 치료 및 여행 계획을 도와주는 12명의 RN과 3명의 의사를 두고 있는 뉴욕주 콜드 스프링의 “메디칼 투어스 인터내셔널’ 사장 스테파니 설저는 “안전이 제일 큰 문제”라고 말한다. 그들은 외국의 병원들을 찾아다니면서 비상대피 안내판이 영어로 되어 있는지 등 병원 시설을 살피고 의사들의 자격증 사본을 입수하고 동료 의사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환자들이 온라인 게시판에 남긴 글들도 읽어보며 의료진을 평가한다. 지난해에 1,324명을 인도, 코스타리카, 타일랜드와 브라질에 보내 시험관 임신, 치과 진료와 정형수술을 시켰다는 ‘메디칼 투어스 인터내셔널’의 설저 사장은 올해 매출을 100만달러 정도로 기대하고 있다.
플로리다주 잉글우드에서 가구점 매니저로 일하는 개리 험스는 지난 4월,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 소재 ‘플래닛 하스피틀’이라는 회사에 295달러를 주고 인도 여행계획을 세우게 했다. 몇 달 동안 허리가 아팠지만 건강보험이 없었기 때문에 뉴델리에 있는 맥스 병원으로 가서 척추수술을 받았던 것이다. 미국 정형외과학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3만6,000~5만달러가 들었을 이 수술을 하러 3주 동안의 인도 여행을 하면서 그는 5일에 걸친 병원 입원비와 항공료, 호텔비, 타지마할 같은 곳의 관광비 등을 모두 합해 9,000달러를 지불했다. “미국 병원들은 할부 플랜을 제공했지만 앞으로 10년 동안 빚을 지고 있고 싶지 않았다”는 그는 다행히 잘 회복하고 있다.
외국 병원의 진료비가 그처럼 싼 것은 의료진의 인건비, 훈련비용이 적게 들고 부당 의료행위에 대한 소송 또한 훨씬 적기 때문이다. 내년 2월에 나올 ‘수준 높고 저렴한 외국 건강관리 안내’라는 책자를 쓴 조셉 우드먼은 지난 봄 코스타리카에 가서 치과 진료를 받았는데 미국에서 했다면 4,100달러가 들었을 진료 및 여행비용으로 2,100달러를 썼다.
앨버커키의 ‘글로벌 초이스 헬스케어’는 환자들에게 가격 비교표까지 제공한다. 관상동맥 우회 수술은 미국에서 7만5,536달러지만 인도에서는 1만1,438달러가 들고 미국에서 3만6,664달러짜리 무릎 대체수술은 싱가포르에서는 1만7,824달러면 된다.
그런 절약 기회는 크고 작은 회사들의 관심도 모으고 있다. 플로리다주 보카 라튼의 보험회사 ‘유나이티드 그룹 프로그램스는’ 4,300개 고객 회사에 의료 여행을 제공하고 있는데 직원들에게 그 플랜을 제공하는 고용주는 현재 40개쯤 된다.
웨스트버지니아 주의회도 주공무원들에게 일부 절차에 대해 해외 치료를 장려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절약되는 금액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은 환자에게 보너스로 주고, 나머지 절약분은 공무원들이 내는 건강보험료를 줄여줄 기금에 넣는 것인데 이 법안을 제안한 레이 캔터베리 의원은 그렇게 함으로써 국내 의료보험료 하락 압력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특정 케이스의 경우 환자가 외국으로 가 진료 받는 것을 정부가 허가한다.
잘못될 경우 소송권리 있는 지 꼭 따져봐야
외국이긴 하지만 미국에서 훈련받은 의사도 많고 미국 내 1만8,000개 종합병원을 평가하는 기관으로 미국에 기반을 둔 건강관리조직 합동 인가위원회의 국제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은 외국 병원들도 늘고 있는 추세이므로 미국 환자들이 안심하고 치료받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국제위원회는 병원에 통역 및 유자격 의사와 간호사가 있는지, 안전과 청결이 미국 기준에 적합한지를 확인한다. 6년 전 생긴 이래 외국 병원 100개에 인가 증서를 줬는데 의료 여행객들이 뿌릴 달러를 염두에 두고 인가를 신청하는 아시아와 중미지역 병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인가 담당 디렉터인 모린 포터는 말했다.
그러나 인가가 개개인의 진료 결과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또 외국 병원은 미국 내 병원과 똑같은 규제를 받지 않으므로 만약에 일이 잘못되더라도 소송할 권리를 갖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전문가들은 치료받으러 외국에 갈까를 고려하는 사람은 병원의 인가 여부, 의사의 자격증이 적합한지,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지를 잘 알아보라고 권한다. 미국에서 자격증을 딴 의사인지는 HealthGrades.com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드먼은 해외 진료 여행 때 도와줄 사람을 동반하고, 은행에도 여행 전에 미리 연락해서 크레딧 카드 지불이 거부되지 않도록 하라고 권했다.
‘플래닛 하스피틀’은 불안해하는 환자에게는 미국 의사가 환자와 함께 외국으로 가서 수술을 하고 미국으로 돌아와 수술 후 관리를 해주는, 양쪽의 장점만 취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미국에서 5만5,000달러가 드는 심장판막 교체수술을 미국 의사가 인도에 가서 할 경우 1만1,000달러인데 거기에는 환자와 의사의 항공료 및 체재비는 물론 의사의 부당 진료 보험비까지 포함되어 있다. 현재 보험회사들에게도 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플래닛 하스피틀’의 소유주이자 그 서비스를 맨 처음 이용했던 루디 루팍은 이용자가 곧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료 받는 장소만 달라지지 다른 것은 모두 똑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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