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道 곳곳서 추돌사고… 화물열차 탈선도
16, 17일 올 겨울 들어 전국에 첫 폭설이 내리면서 교통사고와 차량정체가 끊이지 않았다.
회사원 고모(33)씨는 17일 0시 광주 톨게이트를 통해 눈에 잠긴 호남고속도로로 들어섰다. 함박눈이었지만 강풍 탓에 눈발은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흩날렸다.
새벽 1시께 전북 정읍에 접어들자 사정이 달라졌다. 눈이 모기떼처럼 앞 유리창에 달려들어 앞을 볼 수가 없었다. 제설차량이 쌓인 눈을 밀고 달렸지만 지나간 자리는 금방 하얗게 변했다. 갓길에 정차한 채 운행을 포기한 차량이 적지 않았다.
충청 지역은 최악이었다. 고씨는 천안∼논산간 민자고속도로에 미끄러진 차량이 곳곳에 처박혀 있었다며 시속 40㎞로 달렸는 데도 운전대가 말을 듣지 않는 아찔한 순간을 세 차례나 겪었다고 말했다.
중부고속도로로 상경한 회사원 이모(41)씨도 전날부터 눈이 내렸는데 제설작업이 전혀 안돼 추돌사고가 잇따랐다며 차가 한 바퀴 도는 바람에 목숨의 위협을 느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오전 11시께 진천∼음성 구간은 제설 작업이 이뤄지지 않는 등 당국의 대응은 형편 없었다고 지적했다.
사고는 이날 오전 집중됐다. 오전 7시30분께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천안 부근에선 결혼식 하객을 태운 관광버스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전복되면서 승객 이모(68)씨가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당진 부근에선 11중 추돌사고가 나 차량통행이 1시간 넘게 통제됐다.
낮 12시16분께는 충남 연기군 전의면 소정리역에서 울산 온산발 서울 성북행 3114호 화물열차(기관사 김모ㆍ40)가 얼어붙은 선로를 달리다 탈선, 3시간 만인 오후 3시10분께 복구되기도 했다. 경기 과천 경마공원에선 폭설 때문에 경주 12개가 취소되자 관람객 일부가 보상을 요구하며 남단초소에 불을 지르는 등 항의 소동을 벌였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천안=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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