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사고 생존자 랜달 맥클로이
<탄광사고 생존자 랜달 맥클로이>
올해도 어김없이 예기치 못했던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그 결과에 따라 어떤 사람은 세인들의 눈과 귀에서 멀어졌고 다른 어떤 사람은 관심권 안으로 들어왔다.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를 기쁘게도 슬프게도 했으며 때로는 분노케 했다. 관심을 끈 사람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정리한다.
“여보, 사랑해… 행복해야돼”
죽음 앞에서 쓴‘사랑의 편지’
“여보, 정말로 사랑해. 아들아 신이 보살펴 주실 거야. 사랑하는 딸아 예쁘게 자라렴.”
그가 매우 절박한 상황에서 부인 애나에게 쓴 편지는 이렇게 시작됐으며 또박또박한 글씨로 가득 찼다. 그는 웨스트버지니아 새고 탄광 매몰사고의 유일한 생존자 랜달 맥클로이(27·사진).
새고 탄광이 무너져 내린 것은 지난 1월2일이었다. 이 날 매몰사고로 지하 갱내에서 석탄을 캐던 13명의 광부 가운데 12명이 생명의 끈을 놓았으며 이는 올해가 막 시작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첫 번째 비보였다.
동료 12명 모두 숨지고
42시간만에 혼자 구조
유서같은 편지 심금 울려
탄광 매몰 희생자 가족들은 두 번이나 울었다. 광부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12명이 생존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적을 바라고 있던 가족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결과는 거꾸로 12명이 숨지고 한 명만 산 것으로 확인됐고 이들의 기쁨은 분노로 바뀌었다.
유일한 생존자 맥클로이는 유독개스가 가득 찬 탄광 속에 42시간 동안 갇혀 있었다. 그는 산소 부족과 유독개스로 폐·간·공팥·심장 등 신체기관의 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됐으며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구조됐다.
젊은 나이 덕분에 그의 건강은 빠른 속도로 회복됐으나 의사들은 산소공급에 가장 민감한 뇌가 얼마나 손상됐는지 알지 못해 긴장의 나날을 보냈다.
그는 3월30일 비교적 건강한 몸으로 퇴원했다. 그는 병원의 문을 나서면서 “나의 생존을 위해 기도해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탄광에 갇혀 생사의 위기에 직면했을 때 가족에게 편지를 쓴 것이 나중에 밝혀져 또 한번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그는 조그만 종이조각 귀퉁이를 이용해 편지를 썼다. 그의 편지는 이렇게 이어졌다.“여기서 죽을지도 모른다. 죽음이 두렵지 않다. 애나, 너무 슬퍼하지 말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편지는 사고가 발생한지 한 달이 지나 탄광 관계자로부터 애나의 손에 쥐어졌다. 애나는“처음 편지를 본 순간, 울음이 쏟아져 나왔다”며“랜달은 학교에 다닐 때부터 편지를 써 보내곤 했지만 이것은 내가 받아 본 최고의 러브레터”라고 말했다.
주 정부는 맥클로이가 생명을 되찾은 것을 기뻐하며 그에게 작은 선물을 선사했다. 그가 살고 있는 집 앞길의 이름을‘기적으로 길’로 명명한 것이 그것이었다.
<황동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