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왼쪽)와 마이애미 히트의 드웨인 웨이드가 경기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히트에 크리스마스 3연패…85-101
코비 ‘16점’ 고요한 밤
웨이드 ‘40점’ 거룩한 밤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에게는‘고요한 밤’(Silent Night)이었고, 드웨인 웨이드(마이애미 히트)에게는‘거룩한 밤’(Holy Night)이었다. 1대1 맞대결에서 코비는 16점을 기록한 반면 웨이드는 40점에 11어시스트를 올렸다.
둘의 성적이 대비되는 만큼 레이커스(18승10패)는 25일 마이애미에서 열린 히트(13승14패)와 원정경기에서 85-101로 크게 질 수밖에 없었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두 팀의 NBA 연례 크리스마스 게임에서 레이커스의 3연패다.
NBA 최고 득점 기계에 속하는 두 선수의 ‘맞짱’은 일방적이었다. 웨이드는 슛 20개를 던져 12개를 성공시켰고, 자유투도 16개 중 15개를 적중시켰다. 경기 종료 57.9초 전 코트를 떠날 때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성적이었다.
웨이드는 신바람이 났는지 “정말 믿어지지 않는 경기를 했다는 사실을 즐기면서 집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게 됐다”고 흥겨워했다.
코비는 고개를 떨궜다. 경기 시작 전 게임 평균 27.8점으로 득점 랭킹 6위였던 코비는 첫 여섯 번의 슛이 모두 득점과 거리가 멀었다. 17차례 슛 시도 중 림을 통과한 건 네 번이었고, 자신의 시즌 최하 득점 경기에서 1점 많았다.
코비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실망스러운 경기였다”면서도 “이번 원정 시리즈에 아직도 두 경기가 남았고, 아직도 시즌은 많이 남았다. 지금부터 잘 하면 된다”고 애써 위로했다.
제이슨 카포노가 11점, 도렐 라이트가 10점을 넣어 웨이드를 도왔다. 히트는 최근 5경기에서 4승을 올리는 신바람 행진을 했다. 로니 투리아프가 13점, 루크 월튼이 10점을 기록해 레이커스에 힘을 보탰다.
올해 두 팀의 대결은 지난 2년간 크리스마스 혈투보다 박진감이 떨어졌다. 레이커스에서 동료로 있다 2년 전 히트로 떠나버린 샤킬 오닐과 코비의 으르렁거림이 예년과 달랐기 때문이다. 공룡 센터 오닐은 무릎 수술 때문에 21경기를 연속해 결장하고 있다.
오닐이 없어도 히트는 시즌 최고인 홈 4연승을 기록했고 5할 승률에 1게임 차이로 접근했다. 오닐은 경기를 못 뛰는 대신 경기 시작 전 웨이드를 불러 레이커스 상대 요령을 전수했다.
히트는 1쿼터부터 30-16으로 앞섰다. 웨이드가 1쿼터에만 12점, 5어시스트, 3블락으로 훨훨 날았다. 코비는 득점은 못하면서 턴오버만 2개를 저질렀다.
레이커스는 3쿼터 초반 48-53까지 쫓았지만 이후 2분30초간 4-11로 뒤지며 12점차 리드를 허용했다. 히트는 3쿼터 막판 리드를 16점까지 벌렸지만, 레이커스는 3쿼터 종료 46.4초부터 6점을 몰아넣으며 추격을 시작하는 듯 했다.
레이커스는 4쿼터 시작과 함께 블라디미르 라드마노비치가 득점에 성공, 66-74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6점을 내리 히트에 내주며 14점 차이로 벌어진 뒤에는 회복이 불가능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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