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동창이 전자우편을 보내왔다. 38년 동안 단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학우였다. 학창시절 좋은 추억보다는 불운에 부딪쳐 시련의 고통을 이겨가는 내용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는 부러울 것이 없이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몇 개월 전 당뇨병으로 두 다리를 절단해야 했고, 두 눈마저 실명위기에서 처해 겨우 한쪽 눈 시력을 찾았다고 했다.
젊었을 때, 건강 하였을 때는 세상 모든 것이 눈에 차지 않아 하던 것을 자책하면서 눈 하나로 얻은 광명을 이용해 남은 생애동안 이웃사랑으로 헌신하는 치유 선교사명자가 되었다고 한다.휠체어와 의족에 의지하는 그는 자신의 육신의 병과 영혼의 병을 치유하면서 나에게도 보람있는 인생을 위해서 건강한 지금 당장 치유를 권했다. 방법은 이웃을 사랑하고 범사에 감사하며 욕심을 버리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이런 권유를 뜬금없이 오장 육부로 시작했다. 오장은 폐, 심장, 비장, 간, 콩팥 등 속이 꽉 차 있는 것이고 육부는 담낭, 위, 소장, 대장, 방광, 부신으로 주머니 같이 속이 비어 있는 것이라 했다. 이 빈주머니를 채우기 위해서 인간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고 했다.
인간의 삶이란 결국 겨우 빈 주머니 채우기란 말인가. 그러나 어쩔 것인가. 쪼로록 꼬르륵 소리가 난다. 지금 나는 주머니가 비어 있다는 신호를 느끼고 있다.
생각해보면 그 동안 삶이 병들어 있었던 것은 범사에 감사하는 본심은 증발되고 밑도 끝도 없는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방법보다는 수단으로 살아가는 자아가 분별없었던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욕심 때문에 너무 급하게 아니면 시대를 따라잡지 못해 안달하며 시도 때도 없이 아우성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아닌가.
아브라함 서/알래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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