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기회와 경쟁과 질서로 어우러진 나라다. 그중에서도 질서는 미국을 움직이는 원동력과도 같다. 질서를 어기면 법이 추상같다. 어느 누구든 질서를 어지럽히면 가차 없이 응징을 받게끔 돼 있다.
사소한 금전실수라도 약속을 어기면 정상참작 없이 신용에 흠을 그어 버린다. 한국 같으면 인정상 넘어가 줄 수도 있고 눈 감아 줄 수도 있는 일을 인정사정 보지 않고 사납게 굴면 정나미가 떨어진다.
한국을 ‘재미있는 지옥’으로 비유하고 미국이 ‘재미없는 천국’ 이라는 우스개는 미국식을 소화하지 못한 자조 섞인 비아냥이 엿보인다.
삶의 질이란 기본적으로 먹는 문제에 있어 걱정이 없어야 하고 정신적으로는 마음 놓고 편하게 살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UN 통계를 보면 하루 1달러 이하의 생활비로 사는 사람들이 세계 인구의 20%인 12억 명이고, 하루 2달러 이하의 생활비로 사는 사람들이 전 세계 인구 63억 명의 절반가량인 30억 명을 넘고 있다.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마음 놓고 살 만한 나라가 흔치 않기에 미국을 살기 좋은 나라 가운데 으뜸으로 치는 모양이다.
그러나 희망과 꿈을 안고 찾은 미국이지만 막상 마주치고 보면 실망도 크다는 게 초기 이민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언어에서 음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생소한 데다 문화에 대한 거부감을 견디지 못해 역이민을 시도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아메리칸 드림은 땀의 대명사다. 요행과 행운을 바라거나 달콤한 꿈으로는 어림도 없다. 맨 주먹 쥐고 이민길에 오르는 무모함이나, 준비 없이 의욕만 갖고 미국 이민길에 오르는 건 마음고생 사서 하는 거나 진배없다.
과연 미국은 지상천국인가?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는 미국을 떠나보지 않고는 모를 일이다. 미국에 살면서 미국을 모르면 미국을 헛사는 것이다. 풍요로운 미국에 살면서도 정 붙이지 못하는 이에게는 미국은 재미없는 천국이 될 수밖에 없다.
문무일/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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