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릴랜드주 베데스다의 타이틀회사 사무실에서 타운하우스 구입에 필요한 서류에 서명하고 있는 라이언과 콜린 켈리 부부는 크레딧 카드 부채가 3만달러나 돼 내집 마련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연봉·저축액 많다고 점수 높아지진 않는다
집을 사려고 할 때 그 어떤 것보다 더 중요한 숫자가 하나 있다. 연봉도, 저축 잔고도, 집값도 아닌 크레딧 점수다. 단 3자리에 불과한 그 숫자를 가지고 렌더들은 신청자가 모기지 융자를 제때 꼬박꼬박 갚을 사람일지를 알아본다. 위험 가능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낮은 이자율과 좋은 조건으로 융자받을 가능성은 줄어든다. 크레딧 점수만 가지고 결정하는 렌더는 드물지만 점수가 낮으면 일단 불리하다.
꼬박꼬박 갚아왔던
크레딧 카드 폐쇄하면
오히려 점수 나빠져
미국인 중간점수 723, 97%는“내 점수 몰라”
융자 및 크레딧 전문가들은 크레딧 점수는 단 몇가지 조처만으도 비교적 신속하게 올려 놓을 수가 있는데 사람들이 잘 모른다고 안타까와 한다. 점수를 올리는 것도 먼저 자기 점수가 몇점이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아야 할 수 있는 일인데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그 일을 소홀히 여긴다. 조사 결과 자기 크레딧 점수가 몇점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 97% 정도고 크레딧 보고서를 무료로 받아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체크하지 않은 사람이 86%나 된다. 따라서 자기의 크레딧이 좋은 데도 나쁜 줄 알거나, 나쁜 데도 좋은 줄 알고 지낸다.
매릴랜드주 올니에 사는 라이언과 콜린 켈리 부부가 바로 그랬다. 크레딧 카드 부채가 3만달러나 되기 때문에 집 사는데 필요한 융자를 받기 힘들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난 주, 그들은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고 타운하우스에 입주했다. 이자만 내므로 월 페이먼트가 아주 적은 모기지라 남는 돈으로 매달 크레딧 카드 빚을 갚을 예정인 이 부부는 그동안 크레딧 카드 페이먼트를 한번도 늦게 한 적이 없고 채권자에게 독촉 전화를 받은 적도 없지만 부채 총액이 크레딧 점수에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긴 했지만 과히 심하진 않았다. 발급받은지 3,4년이 지난 크레딧 카드들의 월 페이먼트를 한번도 늦지 않고 꼬박꼬박 한 기록이 있기 때문에 렌더가 집 페이먼트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했던 것이다.
그것을 모르고 모기지 융자 신청을 하기 직전에 모두 지불한 오래된 구좌를 급히 폐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러면 크레딧 점수가 내려간다. 소지하고 있는 크레딧 카드의 숫자가 크레딧 점수를 낮추지는 않는다. 점수를 낮추는 것은 거의 한계까지 써버린 카드다. 따라서 크레딧 카드 구좌를 닫으려면 사용한도액은 높은데 밸런스는 적은 것을 닫으면 안된다. 한도액이 낮고 개설한지 얼마되지 않은 것부터 없애야 한다.
미국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크레딧 점수내는 공식인 FICO는 미니아폴리스에 있는 ‘페어 아이잭 코퍼레이션’이 개발한 것으로 1989년부터 상용화되었고, ‘패니 매’와 ‘프레디 맥’이 인정한 후 1990년말부터 모기지 융자회사들이 널리 채택했다.
미국의 3대 크레딧 보고기관인 ‘이퀴팩스’ ‘트랜스유니온’ ‘익스페리언’도 FICO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크레딧 점수를 산출해서 그 점수를자동차 융자, 크레딧 카드, 모기지 융자를 해주는 렌더들에게 판매한다. 최저 300부터 최고 850까지 사이에 분포하는 FICO의 중간 점수는 723이고, 점수가 높을수록 유리하다.
크레딧 보고 기관들이 같은 사람에게 주는 점수가 같지는 않다. 각자 다른 채권자들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이고 같은 채권자라도 다른 시기에 기록을 갱신하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모기지 융자사들은 3개 기관 모두에게서 FICO 점수를 받아본 다음 그 세 숫자중 가운데 것에 기준해서 결정을 내린다. 부부가 함께 융자신청을 하면 6개의 크레딧 보고서와 6개의 크레딧 점수를 살펴보는 것이다.
크레딧 보고서에 나타나지 않은 정보는 FICO 점수 산출에 고려되지 않는다. 즉 봉급과 저축액이 그렇다. 그러니까 수입은 신용도 결정에서 강력한 예측변수가 아니라는 이론이 성립된다. 7자리 숫자 연봉을 받는 의사의 크레딧 점수가 연봉 2만달러의 소매점 점원 것보다 자동으로 높지는 않다.
FICO점수 산출 비중의 35%는 과거 페이먼트 역사가 차지한다. 다음으로 채무액, 크레딧 역사의 길이, 크레딧 타입, 새로 개설한 크레딧등이 고려된다.
크레딧 역사를 쌓은 기한은 길수록 좋지만 FICO 점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근 1~2년간이다. 그러므로 모기지 융자 신청을 앞두고는 셀폰 요금 같은 자잘한 페이먼트 하기를 잊어서는 안되고, 새로 백화점 크레딧 카드 같은 것을 신청하지 말아야 한다.
FICO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1개의 크레딧 어카운트를 6개월간 갖고 있어야 하고 지난 6개월간 최소한 하나는 사용했어야 한다. FICO 점수를 높이는 요령을 살펴본다.
▲ 모든 청구서를 최소액이라도 마감일에 늦지 않게 지불한다.
▲ 제때 페이먼트를 못했으며 즉각 채권자와 접촉해 지불 계획을 세운다.
▲ 완불한 크레딧 카드 구좌는 폐쇄하지 않는다. 크레딧 역사가 하나도 없는 사람보다는 부채를 책임감있게 관리한 기록을 갖고 있는 편이 더 낫다.
▲ 한 카드를 한도액까지 사용하지 않는다. 두 카드에 분산시켜 여유를 두는 편이 더 낫다.
▲ 채권자에게 크레딧 한도액을 올려 달라고 해서 지불 능력 이상의 채무를 진 것 같아 보이지 않게 한다.
▲ 신규 계좌는 열지 않는다.
▲ 부채도 카드와 자동차나 학자금 융자 등 종류별로 고루 지는 것이 좋다
▲ 크레딧 보고서의 잘못된 부분은 반드시 교정한다.
▲ 채권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를 보고하지 않은 것 같으면 채권자나 평가기관에 직접 접촉해 고치게 한다.
▲ 고액 소득자라고 크레딧 점수가 높다는 보장은 없다.
▲ 자신의 점수를 끌어 내리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서 고치도록 한다.
<워싱턴포스트 특약-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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