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송 취재진과 도심 추격전…김정남 신경안써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35)씨가 11일 북한 `민족 최대의 명절’로 불리는 오는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64회 생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김정남씨 친구들은 이날 김정남씨가 아버지 생일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에 도착했다면서 13일 고려항공 편으로 평양으로 들어가 생일 행사 참석을 마치고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온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정남씨는 이날 마카오를 출발한 비행기를 타고 오후 4시(현지시간)께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도착했으나 입국 정보를 입수하고 미리 기다리고 있던 일본 방송 취재진들에게 입국 장면이 포착됐다.
일본 방송들은 마카오발 베이징행 항공편 승객 명단을 점검하다가 조광무역 총책임자인 ‘김철’이라는 이름을 발견하자 북한의 거물이 베이징에 도착할 것으로 보고 공항 1층 일반 출국장에 카메라 기자들을 대기시켰다.
김정남씨는 중국 방문 목적을 묻는 일본 방송 카메라기자들의 질문공세에 개인적인 일로 베이징에 왔다. 나는 6자회담이나 금융제재 같은 것과 관계 없다고 짤막하게 답변하고 혼자 택시에 올라 베이징 시내로 향했다.
일본 카메라 기자들이 승용차로 추격하는 것을 눈치챈 김정남씨는 베이징 시내 캠핀스키호텔에서 택시를 내린 다음 호텔 경비원들에게 기자들을 제지해 달라고 요청한 뒤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서 내렸다.
캠핀스키호텔 프런트에서 입실 절차를 밟지 않아 호텔방 열쇠가 없는 상태였던 김정남씨는 일본 카메라기자들을 유유히 따돌린 뒤 호텔 주차장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벤츠 승용차를 타고 모처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캠핀스키호텔 관계자들은 ‘김철’이란 이름으로 방을 예약한 사람은 없다고 대답하고 그렇다면 김씨 성을 가진 투숙객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씨 성을 가진 투숙객은 서울에서 온 삼성그룹 출신 1명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캠핀스키호텔 1층 로비 엘리베이터 주변에는 밤늦게까지 카메라기자 20여명이 김정남씨가 나오는 모습을 찍기 위해 비상대기하고 있었으며 만약에 대비해 호텔 뒷문에도 일본 카메라기자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와 관련, 김정남씨 친구들은 최근 일본 방송에 너무 노출돼 북한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김정남씨는 북조선에서도 이제 다들 이해하고 있어 일본 방송 보도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yskwo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