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에 난 힘들고 외로운 아버지에 대한 글을 보고는 출근을 앞둔 남편에게 걱정스런 표정으로 “자기도 그래” 하고 물었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만은 않아, 과거 없는 현재 또 미래가 없듯 과거의 힘듬이 있었기에 지금의 보람이 있는 게 아닐까.”
“그렇지 뭐”라는 말을 기대했었다가 의외의 대답에 놀라면서도 자신의 위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태도에 “과연 내 남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웠던 친구들의 죽음, 또 사랑하는 자식과의 멀어짐, 쇠약해지시는 어머님을 뵈면서 과연 나는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를 내게 묻곤 했었다. 이민 초기 30대 후반의 젊었던 남편은 어느덧 60의 여유 있는 노신사가 되어 있었고 거칠고 두려움 없이 어떤 문제에 당면하면 먼저 밖으로만 정열을 쏟으려던 그는 진정한 남편이 되어 나의 울타리와 아이들의 그늘이 되어 있었다.
난 오늘 아침에 남편에게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이 같이 들어 이제는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즐겨보라고 말했다. 그러자 “난 이제 당신이 가장 편하고 또 내가 나만의 즐거움을 찾는다면 혼자 있는 시간의 당신은 얼마나 외롭겠느냐”며 같이 즐기며 노을을 바라보고 걸어가자는 고마운 말을 했다.
과연 남편이 정말 행복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힘들었지만 보람을 느끼는 내 남편에게 박수를 보내며 정말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조계란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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