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인들인 사이드(왼쪽)와 메사우드는 프랑스를 위해 싸우나 차별대우만 받는다.
2차대전 4명의 모로코군 인간드라마
남북전쟁 때 북군이 흑인 노예들로만 구성된 부대를 조직했듯이 2차 대전 때 프랑스는 북아프리카의 자국 식민지 국가들의 남자들로 소위 ‘원주민’ 부대를 조직했었다. 그 수는 13만명.
이 영화는 프랑스를 위해 싸운 모로코 군인들의 전쟁영화인데 치열한 전투장면들도 있지만 전쟁보다는 거기에 참가한 4명의 모로칸들의 성격과 행동과 공동 경험 등을 통해 이들이 프랑스 군대에 의해 겪은 불의와 모욕과 비인간적 대우에 초점을 맞춘 인간 드라마다.
압달카데르는 프랑스의 이상인 자유와 평등과 박애를 수호하기 위해 군에 자원한 이상주의자, 야시르는 전쟁에서 재물을 취하기 위해 입대했고 사이드는 가난이 지겨워 입대했다. 그리고 메사우드는 프랑스 동경파. 이들은 프랑스인 상관들이 자신들을 하나의 인간으로서 존경해 주기를 기대하나 끊임없이 편견과 부당한 대우에 시달린다. 전공을 세웠으나 진급도 안 되고 휴가도 금지된다. 이런 부당한 대우에 대해 압델카데르는 상관인 마티네즈에게 고발하고 항의하나 자신의 아랍 피를 숨기고 있는 마티네즈는 이를 무시한다.
첫 전투는 이탈리아의 암산지대에서 벌어지는데 대형 화면에 묘사되는 전투장면이 역동적이요 격렬하다. 이들이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진군하면서 메사우드는 프로방스에서 아름다운 프랑스 여인을 만나 뜨거운 관계를 맺는다. 그 뒤 메사우드가 여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검열관에 의해 모두 폐기돼 메사우드는 절망적이 된다.
한편 사이드는 대령의 당번이 돼 그를 열심히 모시는 바람에 전우들로부터 멸시를 받는다. 단순한 사이드가 마침내 불의에 저항하는 분노한 군인으로 변신하는 모습이 매우 가슴 메어지도록 통렬하다.
마지막 프랑스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마을 사수령을 받은 압델카데르 등 5~6명의 군인들이 몰려오는 독일군과 교전하는 장면이 매우 사실적인데 TV 시리즈 ‘콤배트’를 생각나게 만든다. 상관들의 멸시와 양분된 충성심에 갈등하면서도 프랑스를 위해 희생한 북아프리카인 군인들에게 바치는 헌사다.
이 영화가 나온 뒤 프랑스 정부는 지금까지 미뤄 오던 북아프리카인 군인들에 대한 대우를 프랑스 군인들과 똑같이 해주기로 결정했다. 올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 라시드 부샤렙 감독. R. 로열(310-477-5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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