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삶>
학교를 졸업하면 첫 직장을 시작으로 일생동안 여러 직장을 거치게 된다. 자신이 상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부하직원이 되기도 하면서 말이다.
미국은 ‘평생 한 직장’이라는 개념이 약하기 때문에 직장의 숫자는 늘어나게 마련이다.
성공한 직장인이 되는 것은 본인의 능력도 있지만 운과 인맥이 따라줘야 한다. 그 ‘인맥’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만이 아니고 스스로가 개발해 내는 인간관계도 포함된다.
가장 중요한 것이 주변사람들과의 관계 인데, 그 중 직속상관과의 관계는 더더욱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상사 역시 좋은 인간관계를 맺기 위한 ‘관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흔히들 상사에게 ‘잘 보여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거울에 예쁘게 보이려 하는 것과 같다. 그러려면 화장하듯 나를 잘 포장해야 한다.
나를 남에게 들여다보이지 않아야 하며, 한마디로 입의 혀와 같이, 수족같이 움직이되 본인의 생각과 능력이 있어 상사를 더 돋보이게 하는 등등. 그런데 그러한 것들의 출발은 그 상사와의 ‘아는 것’에서 출발하게 된다.
그의 경영철학과 가치관, 그리고 마치 연애를 할 때 애인의 취향을 연구해 갖은 미사여구와 선물공세를 할 때와 같다고나 할까. 일부서는 이를 ‘아부’라고도 표현하지만.
그리고 그의 성격, 됨됨이 등을 파악한 뒤 그에게 맞는 관리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Managing your boss’라는 말이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성공한 아내’가 되는 것도 본인의 능력이기도 하지만 운과 남편도 따라 주어야 한다. 가정에서의 boss는 남편이자 아버지이다.
가부장적 제도를 옹호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현실일 경우가 대부분이지 않는가. 아내는 남편의 성격을 안다고 자부한다. 시간을 투자하고 투쟁하여 얻은 산물이라 확신하니까.
‘남편관리’와 ‘상사관리’는 맥락은 같지만 동일할 수는 없다. 부부간에는 ‘감정폭발’이란 것이 있기 때문이다. 부부싸움 말이다. 누가 ‘상사관리’를 하면서 직속상관에게 소리 지르며 대들겠는가? 비위 건드리며 잘잘못을 따지려 하질 않을 것이다. 남편 성격, 장점과 약점, 자존심 존중, 기 살리기 작전 등을 토대로 남편 관리를 하게 되지만 ‘감정관리’의 미숙으로 ‘남편관리자’인 아내는 종종 한계에 부딪치어 망연자실할 때도 있다.
화낸 것 같지 않고, 성낸 것 같지 않게, 그러나 말할 것 다 말하고 주장할 것 다하고, 마치 직장에서 상사한테 논리적이지만 소리 낮추어 미소 띄워가며 얄미울 정도로 자신을 관리하며 주장을 역설하는, 그래서 이기는 그러면서도 상사를 관리해 주는 직원처럼 하는 아내가 정말 ‘남편관리’를 제대로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거기에 ‘자식상전’까지 떠받들려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내들은 운명적으로 끝없는 도전을 사랑할 수밖에 없을지 모르겠지만 관리란 기계나 기술이 아닌 하나의 ‘예술’이다. 인간관계를 원만히 하는 방법이 무슨 특별한 공식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결국 우리가 상대방을 얼마큼 알고 그 사람을 배려하는 가운데 원만한 ‘인간관리’가 탄생되어진다고 생각한다. 제갈 공명이 적벽대전 때 포진하는 전술을 보면 ‘인간관리’의 핵심은 상대방의 성격과 심성을 아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좋은 예로 적벽대전에 참패하여 쫓겨 가는 조조를 잡기 위하여 공명은 애초 ‘의’를 중시하는 관우보다는 다른 장수를 쓰려하였다. 왜냐하면, 관우의 성품으로는 과거에 은혜를 진 조조를 해하지 못할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어, 조조의 천운이 아직 다하지 않은 것도 알고 있었지만, 어차피 죽이지 못할 관우의 기도 꺾을 겸, 그리고 조조에게 진 빚도 관우에게 갚게 하고, 조조도 살려주는 방법을 택해 관우를 내 보낸다.
우리는 제갈량의 혜안은 없어도 적어도 가슴으로 상대방을 이해해야 할 것 같다. 원만한 ‘상사와 남편 관리’를 위해서.
로라 전 <전 건강정보센터 소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