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토종의‘매운 맛’
타인종 입맛도 잡았다
문어발식으로 신규 사업을 벌이면서 낭패를 본 한국기업들과 달리 (주)농심은 40여년간을 한눈 팔지않고 오로지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 식품 만들기에만 전념해왔다. 미국에서도 한국음식의 미국 시장 진출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농심은 한국 라면 생산업체로는 유일하게 미국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다.
<13에이커 대지의 방대한 랜초 쿠카몽가 공장 전경>
2005년 랜초쿠카몽가에 미 공장 건설
미 중남미 매출 쑥쑥, 올 1억달러 전망
‘라면 하면 농심’이라는 말처럼 국내 식품업계 1위의 농심은 한국 시장에서 라면과 스낵류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신라면’과 같은 최고 수준의 시장 인지도를 갖고 있는 브랜드와 신제품의 성공적인 판매에 힘입어 농심의 한국 라면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농심의 성공은 꾸준한 기술혁신과 신제품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석·박사 소지자만 100여명에 달하는 자체 연구소를 통해 지속적으로 품질향상과 제품 개발에 앞장서왔다.
농심은 해외시장 진출에도 일찍부터 눈을 돌렸다. 지난 71년 LA지역에 처음 수출된 농심의 라면 제품은 초기에는 미주한인 위주로 소비됐지만 이후 타 아시안 민족과 중남미계 등으로 소비층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에 5개 공장과 중국에만 3개 해외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농심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6,000만달러를 투자해 2005년 7월 랜초 쿠카몽가에 해외 4번째 생산공장을 완공했다.
<신동엽 부사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직원들이 내년 1억달러 매출 목표 달성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지 13에이커에 건평 28만스퀘어피트의 방대한 규모의 생산공장은 대표 브랜드인 ‘신라면’을 비롯, 짜파게티, 너구리 우동, 김치라면, 해물탕면 등 봉지라면 6종류와 사발면 7종류 등 총 13가지의 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봉지라면 1개 라인과 사발면 2개 라인 등 3개 생산라인에 200여명 직원이 2교대로 일하고 있다.
생산의 거의 대부분이 자동화된 1개 생산 라인 당 분당 300개의 봉지 또는 사발면을 생산할 수 있다. 이 공장에서 지난해 라면 700만 박스를 생산했지만 이는 최고 생산능력인 1,400만 박스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를 개수로 환원하면 2억개에 달한다.
농심은 앞으로 1개의 생산라인을 추가로 투입, 생산 제품과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여기서 출하되는 라면은 미 전역과 중남미 지역까지 수출되고 있다.
농심이 상당부분 자체 개발한 생산설비는 세계 최고 수준. 원료의 투입부터 완제품 포장까지 전 공정이 컴퓨터통합제조시스템(CIM)으로 제어돼 제품의 품질이 균일하고 위생적이며 불량률이 거의 없다. 각 설비마다 항균 필터가 작동하고 있어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공기의 먼지뿐만 아니라 세균의 유입도 차단하고 있다.
미국 현지공장 가동으로 농심의 미주시장 진출은 힘을 얻고 있다. 전국 세븐일레븐에서 농심의 사발면을 접할 수 있다. 또 랄프스, 본스 등 수퍼마켓 체인과 코스트코, 월마트, 샘스클럽 등 대형유통점을 통해서도 미국 주류 마켓을 뚫고 있다.
삶의 질을 강조하는 웰빙시대에 맞춰 농심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 라면의 웰빙화이다.
<랜초 쿠카몽가 공장에서 현지, 생산되는 농심 제품들>
한국과 미국에서 생산되는 라면에 사용되는 기름은 트랜스 지방산이 생성되는 경화유나 마가린, 쇼트닝이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무 MSG 라면’을 출시해왔던 농심은 라면과 과자 등 전 제품에서‘MSG 제로’를 선언했다. 농심아메리카도 오는 8월부터 미국에서 생산되는 라면 전종류의 스프를 버섯, 야채 등 천연원료로 대체하게 된다.
농심아메리카는 또 1971년 국내 최초의 스낵인 새우깡을 비롯, 한국에서 히트한 꿀꽈배기, 양파링, 고구마깡, 포테토칩 등 스낵류와 제주도와의 협력아래 생산하는 샘물 ‘제주삼다수’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8,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농심아메리카는 주류사회에서 라면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농심 제품의 미국 및 중남미 진출이 활기를 뛰면서 올해 매출을 1억달러로 잡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계획이다.
<자동화된 최첨단 생산설비에서 나온 라면들을 직원들이 점검하고 있다>
<홍두화 사장·신동엽 부사장 인터뷰>
“미 시장에 한국라면 알리미로”
<농심 아메리카 홍두화 사장(왼쪽)과 신동엽 부사장>
“한국의 음식은 매운맛이 아닙니까. 신라면이 상징하는 한국의 매운맛으로 미국, 나아가 세계시장에 한국 라면을 맛을 알리겠습니다”
이달 부임한 농심아메라카 홍두화 사장은 농심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시장을 9년간이나 경영했던 농심의 핵심 임원이다. 농심이 미주지역에 홍 사장을 파견한 것 자체가 농심이 미국 시장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크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농심 관계자들은 말한다.
홍 사장은 “비록 한국이 라면의 종주국은 아닐지라도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1인 라면 소비량 1위이고 이에 걸맞게 가장 다양한 제품의 라면을 생산하고 있다”며 “한국의 맛을 미국에 심는다는 자부심으로 전 직원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라면에 대해 간단하게 생각하지만 홍 사장은 “라면은 어떤 면에서 보면 TV나 컴퓨터를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렵다”며 “기술면에서 한국의 라면 생산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99년부터 각 제품마다 제조일, 공장명 끝에 생산기사의 이름을 표기하는 생산자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는 점도 농심의 품질에 대한 노력의 상징이라는 것이 홍 사장의 설명이다.
신동엽 부사장은 “농심은 웰빙 트렌드에 맞춰 새롭게 만든 라면 ‘건면세대’를 최근 한국에서 출시하는 등 앞으로 기름에 튀기지 않은 라면과 생면 제품도 지속적으로 내놓을 것”이라며 “자장면과 함께 한국 국수류의 대명사로 불리는 ‘국식’이라고 할 수 있는 라면 제품을 한인들이 많이 애용해주시고 미국인들에게 널리 알려달라”고 말했다.
■회사 연혁
1965.09 - 모태 롯데공업(주) 설립
1966.10 - 서울(대방동) 라면공장 준공
1970.12 - 국내최초 인스턴트 자장면 개발
1971.12 - 국내 최초 스낵 새우깡 개발
1976.06 - 농심 기업 공개
1980.07 - 국내 최초 생감자스낵 ‘포테토칩’ 개발
1985.03 - 국내 라면시장점유율 1위 차지
1986.10 - ‘辛라면’ 개발
1988.11 - 제 25회 무역의날 라면업계 최초 1천만불 수출유공탑수상
1989.06 - 국내 라면시장점유율 60% 달성
2004.10 - 대한민국 최고기업 대상 수상 (사단법인 한국경영인협회 선정)
2005.07 - 농심 LA 공장 가동
글 조환동 기자·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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