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불태’라고 했던가.
최홍만(27)이 자랑하던 왼손 잽은 ‘독’이 됐지만 무모해 보였던 마이티 모(34ㆍ미국)의 훅은 ‘약’이 됐다.
‘이게 무슨 날벼락’. 최홍만이 4일 K-1 월드그랑프리 요코하마대회에서 마이티 모의 오른손 훅에 맞고 링 바닥에 쓰러지고 있다. 요코하마(일본)=로이터 연합뉴스
거인 최홍만(218㎝)보다 머리 하나가 작은 ‘단신’의 모(183㎝)는 도리깨질을 하듯 훅을 휘둘렀다. 최홍만이 왼손을 뻗을 때 왼쪽 얼굴이 무방비가 된다는 사실을 계산한 작전. 최홍만이 2라운드 2분40초께 왼주먹을 헛지르자 큰 원을 그린 모의 오른손 훅이 ‘거인’의 턱을 강타했다. 링 위에 벌렁 누은 최홍만은 괜찮다고 말했지만 턱을 부르르 떤 채 몸을 가누지 못했다.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이 지난 2005년 K-1에 진출한 뒤 처음으로 KO패를 당했다.
최홍만이 4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벌어진 K-1 월드그랑프리 요코하마 대회에서 모에게 KO로 무너졌다. 큰 키를 이용한 왼손 주먹과 무릎치기에 의존한 최홍만은 단조로운 기술의 한계를 절감했다. 충격적인 KO를 당한 최홍만의 K-1 전적은 9승3패(3KO). 최근 하향세를 그리던 모(28승5패21KO)는 ‘거인 사냥’에 성공해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최홍만 앞에선 모는 어른 앞에 선 중학생처럼 작았다. 권투 실력이 뛰어난 모는 시종일관 최홍만이 왼손을 뻗는 순간 오른손 훅을 휘둘렀다. 발이 느린 최홍만의 공격이 왼손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간파했기 때문. 최홍만을 철저히 분석한 모의 작전은 결국 적중했고, 최홍만은 난생 처음 KO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최홍만은 최근 인터뷰에서 모의 강펀치를 맞아보고 싶다며 호기를 부렸다. 하지만 제아무리 신체조건이 좋더라도 제대로 된 주먹 한방이면 KO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최홍만은 최근 방송사의 연예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경우가 많아 연습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았다.
한편 세미 슐트(34ㆍ네덜란드)는 수퍼헤비급 초대 챔피언 결정전에서 레이 세포(36ㆍ뉴질랜드)에게 다운을 먼저 뺏겼지만 역전 KO승을 거뒀다.
이상준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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