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설레게 했던 LA 마라톤을 시원섭섭하게 내년을 기약하며 완주했다. 일주일 마음껏 게으름 피우며 생활 해보니 몸과 마음이 텅 빈 상태로 도무지 불안하고 새벽이 그리워 누워 있을 수가 없다. 다시 새벽 공기를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상쾌한 기분을 느끼고 고요한 새벽하늘을 바라보며 인생의 소중함을 느낀다.
모두 잠든 시간 맑은 별빛을 바라보며 뛰는 길은 나에 삶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일러준다. 새벽길은 하루일과를 계획해 주기도하고 행복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새벽길은 언제나 고요해 좋고 나 자신을 뒤돌아보게 해서 좋다.
세상에 태어나 제일 잘한 게 있다면 마라톤과의 인연을 맺은 것이다. 나는 마라톤과 결혼을 했다고 늘 생각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조금 더 빨리 뛰고 싶어 죄 없는 무릎에 무리를 했지만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니 이렇게 편안하고 좋을 수가 없다.
한때는 너무 힘들어 마라톤과의 이혼을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나의 건강이 발목을 잡았다. 건강 검진 결과 나타난 종양이 항암 치료도 없이 마라톤과 함께 줄어드는 게 아닌가.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아! 마라톤아, 나는 너를 한없이 사랑한다”를 외치고 외친다. 다시는 마라톤과 헤어지는 생각을 하지 않으리 다짐하며 오늘도 새벽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고채연/ 샌페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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