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말 조재길 세리토스 시의원 후보 선거 캠페인에 참여했다. 나는 언론과 함께 다양한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맡았다. 하루 5시간 정도 잠을 자며 밤이 늦게까지 가가호호 문을 두드리면서, 낮에는 전화 다이얼을 수 없이 돌리며 선거 당일 마감시간까지 투표를 호소하였다.
문전박대하는 집앞에서, 말하고 있는 도중에 화를 내며 전화를 끊어버릴 때는 내가 도대체 왜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나 느끼며 집으로 당장 돌아가고 싶은 적이 수도 없이 많았다. 어덜트 스쿨까지 빠져 가며 돕던 이민 1세 장선생은 자기 돈으로 개스비를 충당하며 열심히도 다녔다. ‘수지 언니, 나 이번 토욜에 더 일찍 올 수 있소요. 일 더 마니 조요 !’ 한국말을 떠듬떠듬하던 이민 3세 하이스쿨 유림이도.
그런데 선거전이 종반에 이를 때까지 이민 1.5세나 2세들을 만난 적이 거의 없다.
그 영어 유창하고 주류사회에 면식이 있다는 30, 40대의 젊은 한인들은 거의 전무했다. 어디로 다 간 것일까. 아무도 조 재길 후보를 돕겠다고 찾아온 사람이 없었다.
알고 봤더니 조재길 후보가 영어가 부족한 사람이라 선거에 나온 것이 창피했다고 한다. 영어를 쓰는 미국에서, 그것도 커뮤니케이션이 제일 중요한 시정에서 영어가 안되면 모든 것이 수포다. 그러나 2번씩이나 연임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놀드 슈워제네거도 처음부터 완벽한 영어 스피커는 아니었다. 정치 경험도 없던 그는 액션 무비스타 카리스마로 표를 얻었다. 조 후보는 땅에 머리를 대는 한국식 세배로 미국인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영어에서 조금 실수를 하더라도 그는 다른 한인 이민자들이 해야만 했었던 수십년간의 숙제를 이번 당선으로 해냈다. 일을 하겠다는 사람, 한인 2세들의 정치 참여 길을 스스로 닦겠다는 사람은 일단 박수로 환영하며 우선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 젊은 한인 2세들이 그의 뒤를 잇기 바란다.
수지 김/ 샌디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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