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문우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이래도 정말 되는 겁니까!” 대뜸 말문을 연 문우는 격앙된 목소리로 ‘역사 바로 세우기’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한인사회에 대해 섭섭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날도 뜬금없는 직격탄을 맞고 보니 왠지 얼굴이 달아 올랐다. 그는 종군위안부 문제를 좌시할 수 없어 연방의회에 서한을 보낼 작정이라고 말했다. 입에 발린 나의 애국심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고향 다도해에서의 위안부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일장기로 뒤덮인 선창가에서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황소 눈처럼 겁에 질린 표정으로 서 있던 처녀들은 정신대(솔선하여 애국에 앞장 선)로 미화된채 배에 실려갔다. 후안무치한 일본총리 아베가 이 대목을 ‘자발적’ 운운하며 억지까탈을 부리는 것은 천인공노 할 역사의 위증죄로 국제재판에 회부될 중범이다.
당시의 참담한 역사의 산 증인들인 일부 올드타이머들께서 어떤 연유로 침묵하고들 계신지 알수 없다. 연방의회의 종군위안부 결의안 가결을 저지하기 위한 일본정부의 로비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법은 당시의 기억을 갖고 있는 올드 타이머들이 상증인으로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라 생각한다.
며칠전 종군위안부 결의안 서명운동 본부(213-487-2371)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폴 윤씨는 나의 하찮은 전화 한통을 그렇게 기뻐할 수가 없었다. 금세 눈시울이 뜨거워 졌다. 알고 보니 이승호 변호사가 개인 사무실을 내 줘 일체의 사무를 돕고 있었다. 현재 캠페인에 약 40여 한인단체가 참여하고 3,500여명의 한인 서명이 확보되었다는데 참여도는 여전히 실망스런 수준이다.
요즘 이어지는 연예인 공연에 한인들의 관심이 크게 몰리고 있다. 공연뿐 아니라 한인사회의 역사바로세우기 캠페인에도 더욱 뜨거운 관심이 모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이야말로 진정 떳떳하고 자랑스런 한인사회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김탁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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