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 나치 아담이 자기가 과자로 만들 사과를 들여다 보고 있다.
유머-폭력 버무려 잘 만든 성경우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덴마크 영화는 성서를 빌려 만든 인간의 영혼 구제를 사악하도록 새카맣고 우습게 그린 훌륭한 우화다. 본격 성경영화보다 더 성경적인 영화인데 믿기 어려운 내용인데도 사람을 감화시키고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농담과 익살, 유머와 비감 그리고 뼈가 부서지는 폭력을 자유자재로 섞어 만든 비범한 작품이어서 웃다가 콧등이 시큰해지고 또 폭력에 몸을 움츠리게 되는 멜로드라마다. 라스트 신이 감상적이지만 그 의도가 선해 기분이 좋다.
폭력적인 네오 나치 아담(울릭 톰센)이 목사 이반(매즈 미켈슨)의 신도라곤 3명밖에 없는 시골교회에 사회봉사 형을 치르려고 찾아온다. 교회에는 여자를 겁탈한 술꾼으로 도벽이 있는 뚱보 군나르(니콜라스 브로)와 자본주의에 대한 보복으로 다국적 기업의 주유소만 터는 아프간 이민자 할리드(알리 카짐)가 먼저 와 살고 있다. 여기에 알콜 중독자 임산부 사라(파프리카 스틴)가 가족으로 가담한다. 아담을 맞은 이반은 교회의 유일한 사과나무 앞에서 아담에게 무슨 일을 하겠느냐고 묻는다. 아담은 사과로 과자를 만들겠다고 대답한다.
그런데 아담은 이반이 거의 광적이다시피 낙관론자라는 사실을 알고 아연실색한다. 이반은 어릴 때부터 결혼해서까지 세상의 비극이란 비극은 모두 경험한 사람인데 그는 이런 비극에도 불구하고 세상만사를 철저히 낙관적으로 해석한다. 게다가 그는 사형선고를 받은 암환자. 세속적인 아담은 이 미치광이 같은 낙관론자의 망상을 깨어놓기로 작정하면서 폭력마저 서슴지 않는다. 둘의 대결은 말하자면 세속적인 것 대 종교적인 것의 대결.
그런데 사과나무에 까마귀 떼가 날아들고 어느 날 벼락이 이 나무를 때려 태워 버리면서 이반은 이것이 아담으로 하여금 과자를 못 만들게 하려는 악마의 방해라고 해석한다. 악마와 신성 그리고 성화에서 많이 보는 구름 사이를 뚫고 비치는 햇빛 등 감독의 본의야 어떻든 매우 종교적인 영화다. 연기와 촬영도 아주 좋다. 안더스 토마스 옌센 감독. 원콜로라도(626-744-1224) R. 뮤직홀(310-274-6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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