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버지니아텍 총기 참사로 우리 모두가 극심한 충격을 받았다. 무엇보다 슬픔에 잠겨 있을 유족들에게 위로와 애도의 말을 전하고 싶다.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볼 때 범인 조성희군은 성격장애였던 것으로 보여진다. 정신과적인 측면에서 볼때 조군은 고등학교때부터 외톨이로 겉돌았으며 대인 관계에 심한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주위에서 이상한 사람 혹은 자폐증 환자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조군이 이런 증세가 아니라 성격장애였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자폐증 환자는 이런 대규모의 계획된 사건을 저지를 수 없기 때문이다. 어려운 환경으로 인한 희생자로 보기도 어렵다. 같은 환경에서 자란 그의 누나는 좋은 대학을 나와 국방부에서 인턴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 한다.
조군은 우울증 환자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자살위험성 때문에 얼마 동안 정신 병원에 입원했던 기록과 우울증약 복용기록이 보고되어 있다. 하지만 오래 따돌림 당하거나 학대받고, 외뢰움이 너무 깊어 우울증이 생겨 이로부터 증오와 분노가 발생한다고 해도 우울증 만으로는 이처럼 잔인하게 많은 사람을 살해 할 수 있다고는 지금까지의 정신과 지식으로 설명 될 수 없다.
조군에게는 이보다는 정신 분열증적인 요소가 있었으며 이것이 범행과 더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방안에서 혼자 색안경을 끼고 있다던지 또는 혼자 앉아서 멍청하게 허공을 노려 본다던지, 그리고 두 여학생을 스토킹 했다는 기록도 있고, 그가 쓴 희극작품에 아주 잔인하고 이상한 글을 써 제출한 것을 보면 자기만의 어떤 망상을 갖고 있는 정신착란증이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그러나 정신 착란증으로 인해 자기를 자해하거나 남을 해치는 경우는 가끔 있지만 이처럼 대규모로 악행을 행한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 인 것 같다. 추리해 보건데 자기 망상적인 어떤 생각속에서 사람을 비인간화하고 대량 살상하는 컴퓨터게임등 현세대의 잘못된 문화가 망상과 관련된 잘못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촉매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만약 이런 정신 착란증적인 과정없이 이번 사건이 저질러 졌다면 이것은 지금까지의 전통적 정신 의학의 지식으로 설명 되지않는다. 현대의 돌연변이적 신세대에 생기는 인간 행동 양상으로 컴퓨터 세대의 정신 의학 분야가 새로 생겨야 할 것이다.
사람의 뇌는 선천적 또는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서 상처를 받으며 뇌 기능에 실질적 이상이 생기면 이상한 행동 혹은 악마적 행동을 할 수 있다. 이번의 이 악마적 행동으로 희생된 피해자들도 안타깝지만 한편으로 마음에 병이들었던 조성희군도 피해자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영주권을 가진 한인이 저지른 사건이라고 특별히 한인이 나서야 된다고 하는 사고 방식은 한인이 저지른 사건이라고 한인을 미워하는 사고방식과 꼭 같은 태도이다. 인종을 넘어서 사건자체에 관심을 갖는 성숙의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30년경험의 정신과 전문의로써 내가 생각하는 것은 사람은 절대로 올바른 정신으로는 다른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쪼록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사랑과 신뢰를 잃치 말아야겠다.

조만철 정신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