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은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지 2551년째를 맞는 탄신일이다. 불자들은 이 날을 기념하여 연등을 단다. 불교에 대한 깊은 믿음이나 이해가 없는 분이라 할지라도 연등을 단다면 언젠가 깨달음의 씨앗이 움틀 수 있는 좋은 인연을 지었다는 뜻이다.
불교 사상의 핵심은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 미망을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대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한국 불교의 종지는 조계산의 육조혜능선사의 ‘직지인심견성성불’(直指人心見性成佛) 즉 ‘마음을 바로 가리켜 깨달음을 이룬다’는 사상을 계승하여 선종을 표방하고 있다.
교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것은 난행도(難行道)로서 자력문의 불교에 속한다. 이에 반해 정통신앙은 자력으로 깨달음을 얻는 것을 포기하고 아미타불이나 관세음보살을 염하여 내세에 좋은 과보를 받겠다는 것으로 이행도(易行道)라 부르고 타력문에 속한다. 사실 가정을 갖고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위해 모든 집착을 버리고 출가 수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점은 이후 많은 폐단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되었다. 근본불교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타력신앙에서 전래되어 민간신앙과 접합되어 고착화된, 개인의 복을 비는 불공이나 제례의식 등은 불교의 본원적인 입장이 아니라 변형된 의식행태의 하나이다. 불교에 대한 이러한 접근은 결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으신 내용은 ‘연기’의 도리이다. 연기란 무엇인가. 인연에 의해서 모든 것이 생겨난다는 말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서로 뗄 수 없는 인연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
나는 홀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 나와 모든 사람들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동체의식에서 나와 내 것, 내 가족이라는 이기적 신앙심은 발붙일 틈이 없다. 또한 탐욕과 시기, 질투 등 온갖 인간성의 부정적 요소들이 불식되지 않을 수 없다.
목우 스님/버지니아 정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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