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가장 가까운 사이여서 배우자 배신이 주는 고통은 그만큼 처절하다. LA의 서라벌 식당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보도를 보며 나 자신 그 고통이 무엇인지 경험한 사람으로서 과거의 절망감을 다시 느낀다.
그때의 비참함을 생각하면 죽음으로 끝을 낸 이번 사건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이 사회의 제도적 구속이 가져올 결과를 계산할 능력까지 마비되었다면 나도 같은 결과에 이르렀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보호해야 할 자식들이 있는 엄마로서 원초적 모성본능이 강해 기를 쓰고 참았다. 참고 견디려고 너무 힘을 주고 두 손을 꼭 쥐다보니 나이에 비해 빨리 양쪽 손목에 퇴행성관절염이 왔다. 지금은 전형적인 성공한 가정을 이끌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배우자의 외도로 절망하는 분들에게 조언하고 싶다. 첫째, 어떠한 절망에 처해 있더라도 지금의 감정을 해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둘째,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아야 한다. 같은 문제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충고할 것인가를 생각한다. 셋째, 상담 전문기관을 찾아 상담을 받는다. 넷째, 하느님의 도움을 믿는다. 다섯째, 지금은 참고 훗날 멋지게 복수하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모로서의 책임을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
지금 외도하는 사람들은 먼저 결혼의 기본 개념을 되새기고, 배우자가 받을 상처를 헤아려 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자녀들을 생각해야 한다. 자녀들은 화목한 가정에서 사랑받을 권리가 있다.
가화만사성이라고 했다. 유혹이나 환상보다는 가정을 지켜야 하겠다.

케이티 이 /오렌지카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