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는 친지들과 함께 골프 약속이 있어 한 골프장의 클럽하우스에서 티오프 시간을 확인하러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앞에 온 한인 네 사람들은 아마도 예약 없이 쳐들어온 것 같았다. 다음 시간이 오후 2시32분이라고 하자, 그 중의 한 사람이 슬그머니 주머니에서 20달러짜리를 꺼내 놓으면서 좀 빨리 끼워달라고 부탁을 한다. 나는 혼자 속으로 “이건 아닌데”하면서 내 얼굴이 공연히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직원이 거절을 하자 모두들 우물쭈물 그 자리를 빠져나간다. 마치 내가 거절이나 당한 듯 무안했다. 그 후로는 어느 골프장에든 클럽하우스에 갈 때면 앞뒤의 사람들을 조심스럽게 보는 습관이 생겼다.
우리 내외는 심심치 않게 햄버거를 먹으러 맥도널드 아니면 버거킹에 가곤 하는데 이따금 한인들이 종이 냅킨을 한 뭉치씩 집어다 놓고, 다 먹고 나갈 때는 남은 한 뭉치를 쓰레기로 버리는 것이 눈에 띈다. 한 줌의 종이 냅킨이나 한 줌의 케첩도 다 우리가 간접적으로 돈을 내고 있다고는 왜 생각하지 못하는지 갑갑하다.
독일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햄버거를 시키면 종이에 싼 버거에 케첩 하나, 그리고 종이 냅킨 한 장을 아예 카운터에서 내어준다. 미국에서처럼 내 마음대로 종이 한 뭉치, 케첩 한 줌을 집어온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다.
분명히 신체장애자 전용 주차공간인데도 시치미 뚝 떼고 자기가 신체 장애자인양 차를 주차하고 유유히 걸어가는 사람을 볼 때마다 예의와 염치는 다 어디에 버리고 사는지 딱하게만 보인다.
남이 보든 안보든 작은 것 같은 일들을 잘 지키는데서부터 사회는 질서를 찾아간다. 우리 모두가 이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 봤으면 한다.
호기선/뉴욕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