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다. 매주 주일이면 교회 정문 앞에 먹거리 장사가 장사진을 친다.
김치, 깍두기, 파김치 판매대, 학생들이 선교비 마련이란 명목으로 하는 주스 판매대, 커피 티켓 판매대 등이 교회 들어가기 전 정문에 줄줄이 진열돼 있다. 매주 김치만 가지고는 안 되니까 어떤 때는 갖가지 나물도 다양하게 만들어 놓는다.
맛도 좋은 편이라서 나 역시 티켓을 들고 부끄러워하면서 내미는 청소년에게 티켓도 사주고 김치도 사고 주스도 산다. 그러면서도 이곳이 교회인가, 안식처인가, 장터인가, 마켓인가 하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뒷문도 아니고 체육관이나 도서관 같은 곳도 아니고 정문에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 주일마다 줄줄이 서 있는 선교바자 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일까. 모두 선교비 모금이라고 하지만 교회에 온 것인지 마켓에 온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교회 안에서는 지난주 설교 테입 팔고 식당에서는 식사 팔고 또 부흥강사 CD와 책 팔고.
옛날에는 정말로 이러지는 않았는데 성경 말씀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데 교회는 많이도 변했다. 대형 교회는 하는 일도 많은데 꼭 이렇게 해야 되는 것일까.
모로 가든 거꾸로 가든 서울만 가는 것이 목적이라고 앞도 옆도 안 보고 갈 것인가 아니면 주위를 살피면서 선을 행하며 조금 늦어도 올바르게 목적지로 가는 것이 좋을까. 이기는 자는 과정을 중요시하고, 지는 자는 목적만 중요시한다.
너무들 열정만 가지고 ‘선교, 선교’ 하면서 내일 지구가 멸망하는 것처럼 바쁘게 바쁘게 계속해서 젖을 짜내면 서로 고통스럽고 젖이 나오지 않는다.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휴식을 취하면서 젖을 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런 것도 일종의 소탐대실이 될 듯 싶다.
손온유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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