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가 어디 있어요?” 하고 물어보는 아이들에게 지구본을 빙글빙글 돌려서 겨우 찾아내어 반쪽의 한국을 보여주면 깜짝 놀란다.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은 우리 나라가 크고 파워가 있는 나라로 머리에 새겨지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은 스포츠 부문에서는 물론 과학, 의학, IT산업에 있어 선두를 달리고 있고 조선과 건설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앞서고 있으며 심지어는 문화 분야에서도 아시아와 중동, 러시아까지도 한류를 일으키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한국이 크고 강한 나라로 인식되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렇게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는 한국이지만 정부는 항상 뒷북을 치거나 불쾌지수를 높이는 때가 많았다. 이번 노무현 대통령의 ‘취재 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이 바로 이런 경우다.
20년 전 노 대통령이 인권 변호사로서 탄압 받는 노동자와 학생들을 위해 전투(?)할 때 나는 서울 어느 교회의 대학생부를 담당하는 전도사였다. 날이면 날마다 캠퍼스에 도착했을 때마다 대학의 정원은 최루탄 연기에 휩싸여 있었다. 그 때 당시 나는 좀 짜증스럽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생각해 보면 학생들이 그렇게 자신들의 일을 내던지고 노동, 언론, 인권을 위하여 투쟁한 대가로 우리 나라의 노사문제, 언론탄압 문제, 인권문제가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요즈음 본 영화 ‘오래된 정원’에서 학생운동에 참여하여 자기 인생의 거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주인공 남자가 다 큰 딸 앞에서 변명 아닌 변명을 한다. “그 때에는 남보다 잘 사는 것이 좀 미안한 생각이 드는 때였거든.” 나보다 어려운 입장에 있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연민과 겸손의 마음으로 불의에 대항하여 투쟁했던 한국의 아름다운 386세대... 그 가운데 노 대통령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 그가 그 아름다움을 버리고 거꾸로 전두환 시대로 돌아가려 한다. 노 대통령은 자신이 얼마나 후퇴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인지 안타깝다.
석명자 /전도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