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적 고통, 즉 팔다리가 정말로 아플 때 우리는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또한 어떤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즉 직장을 잃는다든가 어머니가 돌아가신다든가 하는 경우 우리는 정신적인 고통을 느낍니다. 어떤 경우든 간에 고통은 참으로 참기 힘든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그런 고통을 당하지 않으려고 준비를 하고 열심히 일을 합니다. 공부를 해야 직장을 잃는 고통을 당하지 않고 직장에 가서 돈을 벌어야 가난의 고통을 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나 자신의 고통을 면하기 위한 노력은 아주 현실적으로 잘 할 수 있는 반면에 우리는 흔히 남의 고통에 대해서는 무감각하기 쉽습니다.
아직도 사람들은 짐승의 고통에 대하여 무감각 합니다. 그래서 소고기를 먹으면서도 소가 어떻게 고통스럽게 죽어갔는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아무도 산 낙지의 고통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인간들의 고통에 대해서도 무감각 합니다. 일본인들은 만주에서 인간을 동물처럼 다루면서 인간이 얼마까지의 고통을 느낄 수 있는지를 실험했습니다. 독일인들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수백만 유태인들을 어떻게 하면 쉽게, 그리고 경제적인 방법으로 죽일 수 있는가 까지 연구하면서 죽여 갔습니다. 또한 우리는 6.25 전쟁 때 같은 민족이면서도 남쪽 북쪽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죽창 등으로 잔인하게 죽였습니다. 현재도 병원에 가보면 죽음을 기다리면서 고통스럽게 삶을 연장해가는 사람들, 사고를 당해 팔다리가 잘린 채 실려 오는 응급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이처럼 수많은 이웃들의 고통을 우리는 듣고 보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의문스런 점이 항시 남아 있습니다. 우리는 남의 고통에 대해 어느 정도의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기독교는 가난한 자의 고통을 특히 강조하여 불행한 이웃을 도우라고 얘기합니다. 불교 역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고통을 강조하여 생명에 대한 자비를 가르칩니다. 즉 무릇 위대한 종교, 그리고 위대한 인간의 정신들은 이처럼 타인의 고통에 대한 나의 이해를 요구하는 종교이며 정신입니다. 의학이나 법률, 그리고 여러 과학 및 실용기술들은 이런 인간의 고통을 줄이는데 가장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인간은 참으로 남의 고통에 대해 무심한 동물이란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아프면 온 세상이 무너지는 듯 온갖 것들을 다 구해 나서지만 그것이 타인의 경우가 되면 당장 누가 옆에서 죽어간다고 해도 우선은 자기 살기 위해 몸부림치며 바쁘게 살아가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모습인지도 모릅니다. 부모가 아프시다고 하면 처음에는 부모님의 고통에 대해 동정을 하고 수발을 하다가도 몇 년이 지나면 아프신 부모님의 고통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차라리 귀찮아집니다. 때로는 빨리 돌아가셨으면 하는 소원도 하게 됩니다.
이처럼 타인의 고통에 대해 무심한 인간들을 가르쳐서 더 따뜻한 심성의 인간을 만들기 위해 종교가 탄생하고 인간의 문화와 교육이 발달해온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대로 두어서는 너무도 잔인한 인간으로 자랄 수밖에 없는 인간들을 그래도 종교와 교육을 통해 남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자신의 고통으로 느끼도록 만들어 덜 잔인한 사회를 유지해가는 지 모릅니다. 또한 법으로 규칙을 정해 인간의 잔혹한 본성을 억제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사회의 안전을 유지해갑니다. 흑인과 백인의 갈등, 그리고 기독교와 이슬람의 갈등, 나와 이웃의 갈등 등 수없이 많은 인간들 사이의 갈등을 더 높은 종교적 가르침과 교육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