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나라에 장안이라는 벼슬아치가 고향인 오나라에 농어 회맛을 그리워하다 벼슬을 버리고 낙향한다는 내용으로, 농어회맛이 일품임을 뜻한다. 중국의 경우 2500여년 전에 이미 회문화가 상당히 발달하였음을 엿볼 수 있다. 중국의 진서 장안전에 나오는 농어회의 맛에 반한 한 선비의 고사다.
조선조 선조 때의 지봉류설(芝峰類說)에 중국 사람들은 회를 먹지 않았다는 기록이 나오는데,
공자(孔子)가 좋아했던 생선회가 중국에서 사라진 이유가 무엇일까?
11세기의 송나라 시대까지 회를 먹었다는 기록이 매요신(梅堯臣: 1002-1060)의 회를 차려놓고
손님을 대접한다는 시(詩) 속에 남아있으나, 그 후에 대역병(大疫病)이 유행하여 많은 사람 이
죽자, 그 원인이 생선회에 있다고 생각했으며, 그 후로 날 것을 먹지 않고 불을 사용하는 화력
요리(火力料理)가 등장했다.
조선조 광해군 때 유몽인의 어우야담에 보면 임진왜란 때 명나라 군사 10만 명이 우리나라에
오랫동안 주둔하였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회를 먹는 것을 보고 대단히 비아냥거리고 더럽게
여겼다.
그것을 본 우리나라 선비가 논어에 보면 회는 가늘 게 쓴 것이 좋다고 하였고 생선회나 육류를 썰어서 회를 만들었다고 하였으며, 공자(孔子)도 회를 좋아했는데 왜 그러냐고? 반박을 했다는 재미있는 내용이 있다.
이것으로 미루어 볼 때 회의 문화는 조선조 중기 이전에 벌써 형성되었다고 짐작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 고문헌에 등장한 회(膾)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1800년대 초 작가 미상의 [옹희잡지(雍熙雜誌)]에 보면 고기를 잘게 썬 것일 회(膾)라고 한다. -중략- 회(膾)는 원칙적으로 어육생자(魚肉生者)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날 것을 삶거나 데치거나 하여 썬 것을 회라고 하는데, 이것은 가차(假借)다라고 기록 되었다.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나물을 데치거나 볶거나 하여 무친 것을 숙채(熟菜)라고 하는데, 익힌 고기를 썬 것은 숙회(熟膾)라고 한다.
한편 [송남잡식(松南雜識)]에는 생선의 회(膾)를 회(?), 고기의 회(膾)를 회(膾)라고 표기한다 그리고 오징어, 낙지, 문어 등 약간 데쳐서 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은 생회(生膾)가 아니므로, 주방문(酒方文)에서는 이것을 채라고 하였고, 시의전서(是議全書)에서는 숙회(熟膾)라고 하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요리서에 등장하는 회는 어떤 것이 있을까?
굴회[시의전서(是議全書)], 낙지회 [시의전서(是議全書)], 대구회[시의전서(是議全書)], 대합회 [음식디미방], 북어회 [시의전서(是議全書)], 수어채 [주방문(酒方文)], 조개회 [시의전서(是議全書)]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선회에 대한 가장 구체적인 근거는 17세기 초 조선조 숙종 때 홍만선이 지은 [산림경제(山林經濟)]에 나온다. 껍질을 벗기고 살을 얇게 썰어 얇은 천으로 물기를 닦아낸 다음 생강이나 파를 회 접시위에 올려 곁들여먹고 양념으로 겨자를 쓴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여름 철에 회 접시를 빙반(氷盤)위에 놓고 먹는다고 하였다고 기록 되었는바 전 한양대 고 이 성우 교수는 빙반에 회 접시를 올려 놓으므로 저온에 의한 부패 방지와 저온에서의 물성의 변화를 의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세조때에 세조의 여러 신하가 모여 자기가 가장 제일 즐거운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권호라는 사람은 고기를 잡아서 천엽을 만들어서 겨자장에 찍어 먹는 것이 가장 즐거운 일이라고 했다.회를 찍어 먹는 양념장으로는 초고추장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고추가 보급되기 전인 조선중
엽까지는 겨자장을 많이 사용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름을 친 된장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생선회는 산성식품이므로 알칼리성 식품인 상추, 깻잎 등의 채소를 곁들여 먹는 것이 식미를 돋굴 뿐만 아니라 영양소의 고른 섭취를 위해서도 좋다.
그러나, 상추와 깻잎에 마늘, 풋고추, 된장, 생선회 등을 한꺼번에 넣고서 쌈을 싸서 먹는 형태는, 고가인 생선회의 맛이 이들에 의하여 가려지기 때문에 적절한 방법이 아닐 것이다. 생선회는 고추냉이소스(와사비) 또는 겨자에, 굴, 멍게, 오징어 등의 연채류 및 패류는 초고추장에, 기름기가 많은 전어 등은 된장에 찍어서 먹는 것이 회와 양념장이 잘 어우러져서 생선회의 맛을 더 좋게 할 것이다.
생선회의맛을 결정하는 데는 씹을 때 치아로 느끼는 육질의 단단함(씹힘성)과 혀로 느끼는 미각이 주로 관여한다. 생선회는 크게 흰살 생선회와 붉은살 생선회로 나뉘는데 넙치, 우럭, 농어 같은 흰살 생선회가 방어, 참치, 전갱이 등의 붉은살 생선회보다 육질이 단단해 씹히는 느낌이
좋고, 담백한 맛을 낸다. 붉은살 생선회는 흰살 생선회보다 쫄깃함은 덜하지만 여러 성분이 들어 있어 진한 맛을 낸다. 따라서 흰살 생선회를 먹을 때는 육질의 단단함이 어느 정도인가를 느끼려 노력하고, 붉은살 생선회를 먹을 때는 혀로 느끼는 맛이 얼마나 진한가를 살펴야 생선회의 참맛을 알 수 있다. 생선회가 접시에 담겨 나오면 맨 먼저 담은 모양과 종류에 따른 색택(色澤) 및 썰기 형태 등을 눈으로 충분히 감상한 다음 이와 혀에 온 신경을 집중해 생선회의 종류별로 오묘한 맛을 느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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