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다치면 상처가 나고 그 상처는 아프다는 통증을 느끼게 한다. 부끄러움은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상처와 마찬가지로 마음에 통증을 느끼게 한다. 내가 잘못한 일을 남이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창피하고 부끄러운 마음의 고통을 느낀다. 그래서 우리 몸이 상처를 피하려고 조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우리는 살아가면서 부끄러운 일을 저지르지 않으려고 남의 눈치를 보고 행동을 조심하게 된다. 사실 우리 삶의 기억들은 행복이나 자랑스러운 기억보다는 부끄럽고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더욱 강하게 남는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그런 부끄러운 기억들은 두고두고 되새김질 되면서 우리를 부끄럽게 하고 우울하게 만든다.
상처가 완전히 나으면 흉터로 변해 흔적은 남아있을 지라도 통증은 없어지는데 반해 부끄러움의 기억들은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마치 새로운 상처처럼 쓰라리고 고통스럽게 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상당 부분의 우울하고 괴로운 느낌들은 사실 옛날에 느꼈던 그런 부끄러움의 기억들이 의식의 저변에 깔려 있으면서 수시로 우리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마치 호수 위에 낀 자욱한 아침 안개 아래 깊은 강물이 흐르고 있는 것처럼 우리의 의식은 날마다 느끼는 일상 아래 깊숙이 깔려있는 옛 기억들의 바다가 출렁이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불쑥 불쑥 고개를 내밀며 그 옛날의 고통을 되새김질 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정신적인 고통을 치료하는 정신과의사들에게는 이런 의식의 저변에 깔려있는 부끄러운 생채기들을 이해하고 밝히는 것이 환자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의식의 저변에 깔려있는 부끄러운 생채기들이 아직도 갓 생겨난 생채기처럼 아픈 고통을 주는 경우 그것들을 환자들에게 알려줌으로써 의식의 수준으로 밝혀 주는 작업이 바로 정신과 의사의 정신분석 치료다. 오래된 상처가 아직도 갓 난 상처처럼 고통을 주는 경우 이것을 의식으로 끌어올려 보통의 흉터로 바꿔주면 그 고통스런 과거는 고통이 없거나 고통이 적은 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과 의사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수없이 그런 정신분석적 치료를 스스로에게 행하면서 살아간다. 오래된 기억을 되새김질 하는 것은 지난날의 부끄러운 상처가 의식의 저변에 깔려 아픔을 주는 경우 그것을 의식으로 이끌어내어 덜 아프도록 하는 치료의 일종이다. 그러나 그런 치료가 불완전한 경우 또는 기억의 되새김질조차 되지 않은 채 고통만 주는 경우 우울증과 불면 그리고 불안에 싸이면서 우리는 신체적인 고통까지 동반하게 된다. 소화가 안 된다거나 머리가 아프다거나 가슴이 답답해지고 때로 밥맛이 떨어져 살이 빠지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의 상처를 잘 치료하면 행복을 느끼면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고 상처를 잘못 치료하면 항시 불안에 싸인 채 불행한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자신의 죄를 하나님께 회개하는 것은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로 인한 생채기를 달래고 상처가 고통이 덜한 흉터로 치료하는 좋은 치료제가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그 과거의 부끄러운 상처가 자신의 욕심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가르치는 석가의 가르침대로 자신의 끝 갈 줄 모르는 욕심을 다스리면 과거의 상처는 점점 아물고 상처의 고통은 줄어들 수 있다. 그 외에도 자신보다는 남을 더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경우도 자신의 상처를 다스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운동을 해서 뇌의 기억 활동을 촉진 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뇌의 기억 활동이 활발해지면 저 깊숙이 숨어있는 이름 모를 부끄러움의 고통들이 기억 밖으로 빨리 빨리 순환하면서 상처가 더 쉽게 아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동은 우울증 치료에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부끄러운 과거의 생채기가 너무 깊숙한 곳에 숨은 채로 우리에게 쓰라린 고통을 주게 되면 우리는 불행한 삶을 살게 된다. 건강한 방법으로 이런 과거의 고통들을 다스리게 될 때 우리는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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